한국일보

‘안전벨트’오해와 진실…소중한 생명을 지켜요

2016-08-24 (수)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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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어백 시속 200마일 폭발력, 벨트가 몸 잡아줘 충격 완화

▶ 튕겨나감 방지 생존율 높여, ‘생명의 끈’ 역할 의심 말아야

‘안전벨트’오해와 진실…소중한 생명을 지켜요

잘못된 오해로 인해 안전벨트 착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경우 교통사고 발생 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차량 충돌 테스트 모습.

교통사고 발생 때 운전자와 탑승자의 생명을 지켜주는 안전벨트는 최고의 자동차 보험이다. 실제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경우 교통사고 사망률은 안전벨트 착용 때보다 3배나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안전벨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바로 근거도없고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오해’때문이다. 잘못 알려진 안전벨트의 오해와 이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가까운 거리인데 안전벨트 안 해도되겠지?
집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는 곳을 주행하는데 굳이 안전벨트를 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이런 사람들도 프리웨이를 운전할 때는 꼭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 교통사고가 빠른 속도로 운전하는 차량 때문에 발생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는 시속 40마일 미만 차량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또 치명적인 교통사고 대부분도 거주지 25마일 반경에서 일어난다. 즉 차량의 속도, 거주지와의 거리와 관계없이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이유다.


-에어백 있는데 굳이 안전벨트까지…
차량에 에어백이 장착됐다면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와 탑승자를 보호해주기 때문이 굳이 안전벨트까지 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에어백과 안전벨트는 서로 대체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해야 하는장치라고 보면 된다. 특히 에어백은 일정 수준의 충격을 받으면 터지게 되는데 이때 터지는 속도는 최대 시속 200마일로 엄청난 위력이다. 안전벨트를 착용했다면 사고 시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에어백이 터져도 충격을 덜 받게 된다.

하지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채 에어백이 터진다면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에어백 폭발의 충격을 고스란히 전달받아 오히려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것이다.

-차량이 강물에 추락한다면?
주행하던 차량이 강물에 추락하는사고가 발생해 차가 물에 잠기면 오히려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 차량 밖으로 탈출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믿는 것도 잘못.

실제 이런 일은 전체 교통사고의 0.5%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확률 때문에 차량 밖으로 튕겨나가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충돌 때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튕겨나가 생존가능성이 더 높다?
약간은 우스꽝스럽고 말도 되지 않지만 이런 오해도 있다.

안전벨트는 사고 발생시 사람이 차에서 튕겨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전장치다. 차 안에서 사람이 바깥으로 튕겨나가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컨수머리포츠에 따르면2014년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차 안에서 튕겨나간 사람 중 80%가 사망했다.


경찰 웹사이트에서는 “차안에 있던 사람이 튕겨나가 잔디밭이나 도로 주변 등에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라며“ 포장된 도로에 충격을 받거나 달려오는 다른 차량에 한 번 더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충돌 때 운전대에 몸을 지탱한다?
건강한 운전자 중에서는 차량 충돌사고가 발생하면 스스로 운전대나 대시보드에 몸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한다.

충돌로 인한 급격한 감속은 저속으로 달리고 있었더라도 사람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할 수 있다. 예를들어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속 30마일로 달리던 차가 갑작스럽게 제동할 경우 체중 160파운드의 사람에게는 무려 12톤의 힘이 가해진다. 이런 충돌은 1초도 안 되는 순식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몸을 지탱해야겠다는 판단을 할 시간은 없다.

-운전자와 앞좌석만 착용하면 되겠지…
안전벨트는 운전자와 앞좌석에 탄사람만 매면 되고 굳이 뒷좌석에 앉은 탑승객은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것 역시 확실한 오해다.

뒷좌석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매지않으면 사고 발생 시 앞좌석 탑승자와 부딪쳐 피해가 커진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

한 충돌 테스트를 예로 들어 보자.

앞좌석에는 성인이 안전벨트를 착용했고 뒷좌석 어린이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시속 30마일로 주행하던차량이 벽과 정면충돌을 했다. 어떻게 됐을까. 뒷좌석 어린이는 충돌 때발생한 관성으로 튕겨나가 앞좌석의 운전자의 머리에 강하게 부딪쳤다. 결국 앞, 뒷좌석 모든 사람이 두개골에 금이 가고 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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