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낚시꾼의 마음’

2016-08-23 (화) 09: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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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호(자유문학 등단)

강가에서 한 낚시꾼이 서 있었다.
나는 20파운드가 넘는 여러 마리 베스( Bass)를
낚아 올렸다가 놓아주고
낚아 올렸다가 놓아주는 광경을 본다

사람들이 낚시꾼에게 물었다
“잡은 큰 물고기들을 잡았다가 왜 놓아주느냐?”
낚시꾼은 그냥 웃기만 하였다
사람들은 더 알고 싶어 하였다

“당신의 프라이팬이 작아서 그러느냐?‘
낚시꾼은 이번에도 더 크게 웃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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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배스를 말없이 잡았다 놓아주는 낚시꾼과 프라이팬이 작아서 그러냐고 세속적인 질문을 던지는 뭇 사람들이 있는 강가 풍경 흥미롭다. 이 낚시꾼은 다시 놓아줄 물고기를 왜 낚는 것일까? 큰 물고기를 쉽게 낚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범상한 사람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세인들의 몰려드는 질문에 다만 웃음으로 답하는 그는 이미 무소유의 기쁨을 깨친 도인일까. 넉넉한 낚시꾼의 모습도 멋지려니와 대답을 추궁하는 뭇사람들의 안달이 세상을 그대로 비추이는 듯 미소를 머금게 한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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