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유럽 한 바퀴…‘문화’에 한 번 ‘자연’에 또 한 번 반하다

2016-08-19 (금) 박평식(아주투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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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한 바퀴…‘문화’에 한 번 ‘자연’에 또 한 번 반하다

부다페스트는 국회의사당과 다뉴브강, 세체니 다리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야경의 백미를 선사한다.

<다크투어리즘 일번지 ‘폴란드’>
’쉰들러 리스트‘’ 인생은 아름다워’‘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피아니스트’ 등은 유대인의 잔혹한 역사를 소재로 한 명작들이다.

나치의 만행들은 비교적 낱낱이 조명되고 진상이 규명 돼왔다. 그 중에서도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Auschwitz-Birkenau Concentra tionCamp)는 악명이 높기로 유명하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생채기 난 슬픈역사는 폴란드에서의 첫 방문지인 ‘오시비엥침’ (Oswiecim·아우슈비츠는 독일식 명칭이고, 폴란드 사람들은 이곳을 오시비엥침으로 부른다)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허허벌판에 건설된 거대한 막사와 예리한 철조망, 기관총이 설치된 감시탑 등은 영화 속에서 봐왔던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영화가 아닌 실화다. 채 80년도 지나지 않은 역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47년, 폴란드 의회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보존하기로 결정했고 197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아픈 역사일지라도 잘 보존해 교육의현장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다.

그리고 아우슈비츠 수용소 인근비엘리치카(Wieliczka)에는 유명한 소금광산이 있다. 동서로 5㎞, 남북으로1㎞, 지하로 340m나 뻗은 세계 최대규모의 소금광산이다. 비엘리츠카의세계는 아우슈비츠와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소금광산에 얽힌 이야기는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킹가 공주는 이웃나라인 헝가리 왕 베라 4세의 딸이었다. 공주가 크라카우 공작인 블레 슬라프와 결혼을 하면서 결혼 지참금으로 소금 광산을 하사받게 된다. 이곳 광산에는 가격으로 환산할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소금이 매장되어 있었다. ‘신의 은총’ 또는‘ 신의영광’이라는 인사는 오래전 부터 이곳소금광산에서 쓰던 인사말이라고 한다. 한때는 국가 재정의 1/3 가량이소금 무역에서 나왔다. 폴란드는 무려 700년이 넘는 세월동안 7,500만톤의 소금을 캐냈다. 1996년부터는 매장된 소금이 거의 없어 채굴을 중지했지만, 여전히 소금이 녹아 있는물을 지상으로 퍼올려 증발시킨 뒤소량의 소금을 얻고 있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은 지하공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변모할 수 있는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광산 안에서 보내야 했던 광부들은 소금광산속에 자신들의 종교적인 믿음을 아로 새겼다. 지하광산 내부에 소금 덩어리로 이루어진 예배당을 만들었으며 제단과 성모상, 샹들리에 등을 섬세하게 조각하고 정교한 무늬를 새겨넣었다. 소금으로 만든 ‘최후의 만찬’앞에 서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은 현재 3,000여개의 방들 중 20여개의 독특한 방들을 관광객에게 개방하고 있다. 더불어 지하 211m에는 천식 환자들을 위한 온천장을 운영중인데 매일 6시간씩 소금 수증기를 마시고 나오면 천식 치료에 효과를 본다고 한다. 천식뿐 아니라 소금의 살균 및 항균기능을 활용해 힐링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다.

<슬로바키아, 대자연에 몸을 던져본다>
세계지도를 펼치고 유럽의 정중앙에 시선을 맞추면 슬로바키아를 찾을수 있다. 그래서 슬로바키아는 ‘유럽의 배꼽' 또는 ‘유럽의 심장'이라고도불린다.


슬로바키아는 개국 20년을 갓 넘긴 신생국이다. 19세기까지 헝가리왕국에 속해 있다가 1918년 체코와 합병해 사회주의 공화국 체코슬로바키아를 이뤘다. 체코와 완전히 분리해 독립한 것은 지난 1993년의 일이다. 특히 슬로바키아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유럽의 디트로이트’라고 불리고 있다.

한편, 슬로바키아는 면적이 남한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유네스코가지정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각각5개와 2개, 그리고 무형유산이 1개로 총 8개의 세계유산을 가진 어마어마한 나라다. 특히 때묻지 않은 순수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평지가 적고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이 나라의 풍광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파노라마다.

‘동유럽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카르파티아 산맥’ (Carpathian Mountains)은 알프스의 동쪽 줄기로 슬로바키아 국토의 3분2를 차지한다.

2,000m 고지로 이어지는‘ 하이 타트라’ (High Tatras)와 그보다 낮은 ‘로우 타트라’ (Low Tartas)로 구성 되어있다.

만년설이 산봉우리를 덮고 있는 하이 타트라는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이다. 곱게 뻗은 울창한침엽수림과 살얼음이 반짝거리며, 눈이 시리도록 맑은 호수가 있어 알프스못지 않게 빼어난 비경을 자랑한다. 아주투어는 타트라의 품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도록 코스를 설계해 여행객들에게 힐링의 극치를 선사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2634m 높이의 ‘타트란스카 롬니카’ (TatranskaLomnica)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타고오를 수 있다. 환승역도 있다. ‘스칼라테 플레소’는 해발 1751m에 생성된 산중 호수로, 하이 타트라를 찾는 관광객이면 누구나 기념사진을 남기고가는 명소다. 본래는 눈에 파묻히는 곳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산 정상으로부터 물이 흘러내려 120만㎡넓이의 호수가 생긴다. 예상치 못한반가운 선물이다. 유리알처럼 투명한호수에는 구름과 장대한 산 기둥이 반사된다. 수려한 풍경과 맑은 공기를 즐기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아시아를 품은 유럽, 헝가리 부다페스트>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지배를 받거나 공생하던 말갈족이 발해의 쇠락, 백두산 화산폭발 무렵인 9세기말부터 서진하다가 중앙아시아에서 흉노, 돌궐 민족을 만나 공동체를 이루고, 다시 유럽으로 이주해 1001년에 세운 나라가 바로 헝가리다.

그래서 인지 헝가리는 아시아 출신 이주민족 국가 중에서도 가장 한국적이다. 유럽인임에도 얼굴 생김새가 동양적인 느낌을 풍기며, 유럽인답지 않게 매운 음식을 즐기는 면도 그렇다.

대표적인 예가 ‘굴라쉬’ 스프다. 소고기와 양파, 고추, 파프리카 등을 넣고 푹 끓인 이 마성의 음식은 맛과 향뿐만 아니라 색감까지 우리 육개장과 흡사하다.

헝가리와 우리나라의 연결고리는 또 있다. 헝가리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 중 하나인 바다초니(Badacsony)는 우리말 ‘바다촌’에서 유래됐다. 이를 헝가리 학계가 먼저 발견했다. 시조가 새의 알에서 탄생했다는 전설과 아빠는 ‘어빠’, 엄마는 ‘어녀’라고 부른다는 점에서도 동질감이 느껴진다.

한편,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두 얼굴의 도시다. 태생부터가 그러하다.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가 각각 발전했다. 부다는 귀족과 부호의 영역, 페스트는 상인의 활동무대였다. 19세기 후반에야 두 도시가 합쳐지면서 부다페스트가 됐다.

부다 지역에는 얕은 언덕을 따라부다 왕궁, 어부의 요새, 마차시교회등 위엄을 갖춘 건축물들이 우뚝 서있다. 그중에서도 어부의 요새는 대단히 화려하다. 흰 고깔탑 7개가 배치되어 있는 어부의 요새는 어부들이 적과 싸우기 위해 쌓은 성이라고 한다.

7이라는 탑의 갯수는 헝가리 건국의시조인 마자르 일곱 부족을 상징한다.

어부의 요새에서 시작된 계단은 바로옆 마챠시 사원으로 이어진다.

주황색 모자이크 지붕이 눈길을끄는 마챠시사원은 가톨릭교회지만 이슬람사원의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종교적 역사만큼 건축도 여러 시대의 양식이 혼재되어 부다페스트만의 독특한 깊이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세체니 다리를 건너면 페스트다.

다뉴브강 최초의 교각인 이 세체니다리는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하며 양 지역 간 교류를 담당해왔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손꼽히는 세체니기에 여행자들은 꼭 걸어서 다뉴브강을 건넌다. 흥미로운 점은 다리 양 끝에 서 있는 사자상은 혀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 혀 없는 사자상’이라 불린다. 혀가 없으니 울지 못한다. 헝가리 사람들은 가능성 없는 일을 이야기할 때 종종 ‘사자가 울면…’이란 문구를 인용한다.

세체니 다리는 또한 그 유명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에도 나왔다.

부다페스트의는 야경이 특히 더 아름답다. 부다페스트는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와 함께 유럽의 3대 야경으로 손꼽힐 정도니까. 어둠이 도시와 도나우강 위에 내려앉으면 황홀한 황금빛 불빛들이 여기저기서 피어나 도심을 밝히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경을 한 눈에 담고 싶다면 겔레르트 언덕에 오르면 된다.

동유럽 한 바퀴…‘문화’에 한 번 ‘자연’에 또 한 번 반하다

‘동유럽의 알프스’라 불리는 하이 타트라 산맥은 눈부신 만년설이 산봉우리를 덮고 있다.


동유럽 한 바퀴…‘문화’에 한 번 ‘자연’에 또 한 번 반하다

최후의 만찬은 암염에 새겼다는 점도 특별하지만 예술성에 있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여행팁>
아주투어는 독일·오스트리아·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 6개국을 10일간 여행하는‘ 동화 동유럽’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동유럽의 역사와자연을 여유롭게 관광할 수 있는 코스이며, 유일하게 프라하에서 이틀밤을 머물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발일은 8/15, 9/12, 9/26, 10/10. 10월 여행에는 투어멘토인 제가 동행해 여행객들을 모신다.

(213)388-4000
tourmentor@usajutour.com

<박평식(아주투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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