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압이 다시 늘어난다

2016-08-18 (목)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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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차압주택숫자가 전달에 비해 약 5% 정도 소폭 상승했다고 최근 부동산 조사업체 코어로직이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한인들의 차압숫자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통계자료를 보고 과연 차압은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차압매물이 어떻게 앞으로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까 걱정을 하는 분들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로 큰 영향을 주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6월에 일시적으로 차압이 늘어난 대표적인 이유로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융자조정의 혜택기간인 5년이 끝나면서 주택 소유주들 중 늘어난 페이먼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차압을 당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은행을 상대로 소송이나 융자 조정 진행 등을 통해 차압연기를 받았던 집주인들이 은행 측으로부터 더 이상 차압연기를 받지 못하고 차압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이 또한 최근 차압이 증가한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차압주택수는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8%정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 전체 차압매물의 숫자는 매년 큰 속도로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된다.


차압주택매물은 피크를 이룬 2009년에서 2010년 사이 연 약 90만채에서 매년 꾸준히 감소하여 현재는 연 30만채 수준으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6월에 소폭 증가한 것을 빼고는 1월부터 5월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차압이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적인 사인이라고 보면 된다. 또 이러한 주택들이 실제로 차압이 되어 시장에 차압매물로 나오더라도 매물부족 현상을 보이는 현 시장에서 이정도의 물량은 충분히 소화해 낼 것으로 보여 전혀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현재 차압이 진행 중인 주택이라도 상당수는 융자조정을 재신청 하는 등의 방법으로 차압을 연기하거나 융자조정성공으로 차압을 피할 것으로 보여, 서브프라임사태와 같이 동시에 대량으로 차압매물이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전혀 보이지 않는 것도 현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차압이 이루어 져도 오랜 시간을 두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제로 주택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서서히 시간간격을 두고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매물들이 시장에 주는 영향은 아주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직도 페이먼트가 30일 이상 연체된 주택이 미 전역에 약 500만채 정도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30일 이상 페이먼트가 연체되었지만 차압절차는 시작되지 않은 주택의 숫자가 약 220만채이고, 30일 이상 페이먼트가 연체되고 실제로 차압절차까지 시작된 주택의 수는 약 270만채이다.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한창 유가가 올랐을 때 함께 주가를 올리던 노스다코다, 와이오밍 주 등은 유가 급락에 따라 차압주택의 수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페이먼트가 연체된 주택의 숫자가 아직도 상당수 남아있고 일부지역은 세일개스 때문에 차압주택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앞으로 당분간 서브프라임과 같은 대량 차압사태를 예측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 이유는 현 주택시장이 엄격한 은행융자규제와 함께 주택가격이 상당히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차압매물이 조금씩 시장에 유입된다 해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는 체력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은 주식시장과는 달리 엄청난 큰 덩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웬만한 충격에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얼마 전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브렉시트사태가 현 미국의 주택시장에 주는 영향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오히려 브렉시트로 인해 이자율이 내려가면서 미국주택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차압, 늘 걱정은 된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의 주택시장이 충분히 체력적으로 견디어 낼 수 있기에 걱정은 많이 안 해도 될 것 같다.

(213)590-5533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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