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나의 노래’
2016-08-18 (목) 09:25:40
▶ 마크 스트랜드 (1934-2014)
▶ 임혜신 옮김
나는 좋아
온종일 의자 위의 자루처럼 앉아 있는 게
밤이면 돌처럼 침대에 누워있고
음식이 오면 입을 열고
졸리면 눈을 감고
몸은 오직 한 가지 노래를 부르고;
바람은 내 품에서 잿빛으로 변하가지
꽃들이 피고
꽃들이 지고
더도 덜도 아닌
그 뿐.
나는 그 이상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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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단순하고 온전하여 더 이상의 바랄 것이 없는 삶은 무엇일까? 꽃이나 바람이나 한 자루의 감자처럼 그저 먹고 자고 피고 질 수 있다면 그건 혹시 진정 바람직한 삶이 아닐까. 끝없는 노래 속에서 아무런 선택의 고민도 갈등도 없는 세상. 그것이 바로 천국이며 열반의 세계가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무엇을 끝없이 욕망한다. ‘좋아’와 ‘원해’ 사이의 그 어리석은 욕망들은 생명의 가장 아름다운 속성이기도 하다. 그것으로 인해 삶은 한없이 위태롭고 또 매혹적이니까.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