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다운사이즈,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용 주택’ 최근 급성장

2016-08-11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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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도 구입이 은퇴 자금 마련 수월해

▶ 모기지 이자율 낮아 대출로 재테크

베이비부머 세대에 의한 주택 거래가 활발하다. 성장한 자녀가 출가한 뒤 적적해진 집을 팔고 대신 은퇴용 주택으로 옮겨가는 수요가 최근 급성장 중이다. 대부분의 경우 큰 집보다는 관리가 수월한 작은 규모로 옮겨가는 다운 사이즈 수요가 주를 이룬다. 노후를 위해 은퇴 주택단지로 이사하거나 평소 꿈꿔온 리조트 단지로의 이사도 많다. 활동적인 세대는 아예 도심으로 노후 주거지를 옮겨가 제2의 인생을 설계한다. 수요는 달라도 목적은 동일하다. 그동안 정든 집을 팔아 최대한 매매 차익을 남겨야 한다. 그런 다음 노후생활을 책임져 줄 적절한 지역에 제2의 보금자리를 찾아야 한다. 타임매거진이 은퇴 연령층의 주택 다운사이즈와 관련, 알아두면 좋은 점을 소개했다.

■ 내놓기 전 ‘스테이징’
노년층에게는 스테이징이란 단어가 다소 낯설 수도 있다. 스테이징이란 전문가의 손을 빌려 집을 새로 단장하는 작업인데 판매를 위한 작업이다. 리모델링 수준은 아니더라도 가구나 커튼, 장식용 액자 등을 새로 배치해 바이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작업이 스테이징이다.

자녀를 키우느라 그동안 적절한 리모델링이나 집 단장을 하지 못했다면 스테이징을 통해서라도 집을 단장해야 바이어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스테이징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업그레이드만 실시해도 집을 처분하는데는 큰 도움이다. 침구류를 교체하고 욕실에 새 수건을 걸어 놓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동시에 그동안 사용치 않는 물건들을 정리하면 이사 준비까지 되는 셈이다.

2015년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테이징 중간 비용은 약 675달러로 조사됐다. 또 스테이징을 실시했을 때 리스팅 에이전트의 경우 약 90%가, 바이어 측 에이전트의 경우 약 81%가 바이어의 구입 가격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 구입은 콘도나 타운 하우스
은퇴 연령층의 다운 사이즈 목적 중 하나가 처분 수익으로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집을 팔고 더 비싼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은 이 같은 목적과 배치되는 행위다. 단독주택을 처분하는 은퇴 연령층은 타운하우스나 콘도미니엄을 구입할 경우 여분의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NAR에 따르면 2015년 타운하우스와 콘도미니엄의 가격은 약 3.1% 상승한 반면 단독주택 가격 상승률은 2배가 넘는 약 7.2%로 집계됐다. 타운하우스와 콘도미니엄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다. 단독주택에 비해 관리 항목이 적어 노년층에게 적합한 주택 형태다.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있다.

대부분의 타운하우스와 콘도 미니엄은 매달 관리비를 납부해야 하는데 관리비가 너무 높은 단지는 피해야 한다. 향후 관리비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단지도 주의 대상이다. 구입 전 관리위원회 서류를 꼼꼼히 살펴 단지 재정상태와 단지 내 주요 이슈 등을 점검한 뒤 향후 관리비 인상 가능성까지 예측하도록 한다.

■ 이자율 낮아 모기지 대출 유리
다운사이즈의 또 다른 목적은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 모기지 대출을 통한 구입이 유리할 때도 있다. 요즘이 그렇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대출 비용이 크게 낮아졌다. 기존 주택 처분으로 발생한 수익 일부를 다운페이먼트로 활용, 낮은 이자율로 모기지 대출을 받는 것이 요즘 같은 때에는 오히려 현명한 재테크 방법으로 추천된다.


모기지 대출을 통한 소득 공제 혜택까지 감안하면 굳이 현금을 통한 주택 구매에 나설 필요는 없다. 다만 모기지 페이먼트 비율을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것은 중요하다.

계속 일을 하는 경우로 일정 소득이 발생한다면 매달 납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가 전체 소득의 약 28%가 넘지 않도록 다운페이먼트와 주택 구입 가격을 조절해야 한다. 일정 소득이 없다면 모기지 페이먼트가 소득의 약 15%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여유시간 활용 ‘픽서 업퍼’ 도전
다운사이즈용 주택 구입 뒤 약간의 수리를 각오하면 이른바 ‘굿딜’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구조적인 결함을 지닌 주택은 피하는 대신 간단한 리모델링 필요한 주택을 우선순위로 꼽는다.

NAR에 따르면 수리가 필요하지만 수리 후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픽서’(fixer) 주택 매물의 경우 잘만 고르면 약 15~55%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은퇴 연령층의 경우 젊은 층에 비해 여유 시간이 많기 때문에 리모델링 업자 선정 등 작업 전반을 감독할 만한 여유가 충분한 것이 장점이다.

■ 구입전 임대로 지역 점검
은퇴 주택 구입지로 기후가 온화한 가주, 애리조나, 플로리다 등 이른바 선벨트 지역이 인기다. 그러나 남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고 반드시 나에게도 적합한 은퇴 주택 구입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은퇴용 주택 구입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 법이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시기에 구애 받지 않는 여유가 필요하다.

우선 기존 주택을 처분한 뒤 은퇴 지역으로 마음에 두었던 지역에서 임대하면서 자신의 은퇴계획과 적합한 지 ‘테스트 드라이브’를 해보면 실수를 피할 수 있다.

기존 주택 판매와 새 집 구입 시기를 맞추려고 무리하다 보면 주택 판매에 차질을 빚기 쉽다. 주택 구입을 너무 서두르다 보면 자신의 은퇴계획과 무관한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쉽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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