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인 미국주택 구입 평균 가격 100만달러

2016-07-21 (목) 준 최 객원기자
크게 작게

▶ 현금 구입 비율 약 71%, 2년 연속 1위

▶ 중국인 10명 중 1명꼴 뉴욕에 주택 마련

지금 부동산 시장은 ‘중국인 구입자가 줄어 이제 무슨 재미로 사나’라는 푸념으로 가득하다. 2015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중국인 주택 구입이 올들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현재 중국인들 대신할 대체 수요가 없기때문에 부동산 업계는 속이 타들어 가는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수요가 서서히 꺼져가면서 그동안 부동산 업계는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수요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 중국인들의 구입 물결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여름철 성수기 끝나감과 동시에 중국인 구입까지 감소하자 바짝 긴장중이다.

■ 2년 연속 ‘톱’, 올들어 감소
외국인 중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올해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금액면에서나 거래 건수면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협회원 에이전트 약 6,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올해(2015년 4월~2016년 3월) 중국인(대만, 홍콩 포함)들이 구입한 주택 금액 규모는 약 273억달러(도표 참조)를 기록,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중 중국인들이 사들인 주택은 모두 약 2만9,195채로 전체 외국인 구입 주택 중 약 27%를 차지하며 역시 1위로 기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지난해(2014년 4월~2015년 3월) 보다 감소한 점이 부동산 업계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이 기간 중국인들은 약 3만4,327채의 주택을 사들이는데 약 286억달러를 뿌린 바 있다.


그러나 올들어 거래 건수와 금액 규모면에서 각각 약 15%와 약 4.5%씩 감소세를 나타냈다.

■ 단기 현상일 뿐, 장기 전망 밝다
대니얼 해일 NAR 디렉터는 “1년 사이 중국인 구입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중국내 경제 사정과 관계가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주택 시장에서 중국인들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온라인 부동산 업체 ‘맨션 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중국 경제 침체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중국 정부의 외화 송금 규제가 맞물리면서 중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구입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서 마곤 로젠 컨설팅 그룹 파트너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외화 자본 유출 규제와 경제 개혁 의지에 비춰볼 때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 현상은 미국 부동산 시장에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맨션 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마곤 파트너는 지난해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규모를 들며 향후 수년간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다소 주춤해질 수 있지만 중국 경제가 다시 안정되기만 하면 얼마든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곤 파트너는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인들의 미국 주택 구입이 2020년에 약 240억달러로 감소하겠지만 이후 중국에서의 외화 자본 송금이 자유로워지면 2배이상으로 급등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 평균 구입가 약 94만달러로 압도적
중국인들이 구입한 평균 주택 가격은 기타 국가에 비해 훨씬 높다. 2016년 중국인 구입 주택의 평균 가격은 약 93만6,615달러로 100만달러에 육박하고 캐나다인 구입 가격의 3배에 달했다.

캐나다인들의 미국 주택구입 규모가 금액과 거래 건수 면에서 중국인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에 비교하면 중국인들의 미국 주택 구입 씀씀이가 얼마나 화끈했는지 알 수 있다.


중간 구입 가격 기록으로 볼 때 역시 중국인들이 사들인 주택 가격이 타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중국인 구입 주택의 중간 가격은 약 54만2,084달러로 2위인 캐나다인 구입 중간 가격인 약 22만2,310달러의 2배를 넘었다.

■ 전국 각지로 흩어지는 현상
미 서부에서는 가주, 동부에서는 뉴욕에 집중되던 중국인들의 기존 주택 구입지 선호 현상도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던 주택 구입지인 가주, 뉴욕, 텍사스, 워싱턴, 뉴저지주에서의 주택 구입은 전체 중국인 구입의 약 3분의 1정도를 차지했다. 반면 5대 선호주를 제외한 기타주에서의 중국인 구입 비율은 약 39%로 중국인들의 주택 구입 지역이 다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 플로리다주보다 뉴욕 선호
기타 외국인들이 플로리다주 주택 구입 비율이 높은 것과는 달리 중국인들은 플로리다주에 비해 뉴욕을 선호했다. 중국인을 제외한 캐나다, 인도, 멕시코, 영국인들이 플로리다주를 선호한 반면 플로리다주는 중국인들의 5대 주택 구입지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는 외국인 별 주택 구입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타 외국인들이 휴가용 주택 구입지로 플로리다주를 꼽는 비율이 높지만 중국인들은 문화적 동질성, 취업 기회, 지역 주택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뉴욕에 내집을 장만했다. 지난해 중국인 구입자 10명중 1명꼴로 뉴욕에 주택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 자녀 교육 목적 구입
캐나다와 영국인 구입자의 대부분이 휴가용 주택을 구입한 반면 중국인들의 경우 자녀 교육용 주택 구입이 대부분을 이뤘다. 중국인 구입자중 약 13%가 미국 학교에 재학중인 자녀를 위해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 대부분 현금 구입
중국 정부의 외화 송금 규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현금 구입 비율은 약 71%로 매우 높았다. 중국인들의 현금 구입 비율은 캐나다인(약 73%)에 비해 2번째로 높다. 중국인 구입자 중 모기지 대출을 통한 구입은 약 20%였고, 이중 약 6%는 중국내 은행을 통한 대출로 주택을 구입했다. 한편 외국인 구입자 중 대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인도로 약 90%의 구입자가 대출로 내집을 장만했다.

<준 최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