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이브 가수 김현미씨, “우여곡절 많았던 가수인생 음악 열정으로 끝까지 도전”

2016-06-29 (수)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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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가수 김현미씨, “우여곡절 많았던 가수인생 음악 열정으로 끝까지 도전”

라이브 가수 김현미씨가 무대에서 열창을 하고 있다. 그는 연말 16년 만에 4집을 발 표한다.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는 신기하게도 모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집니다. 아직까지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LA 한인타운 베벌리 길에 있는 ‘익스프레스’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라이브 가수 김현미씨.

20여 년 간의 가수생활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 때마다 음악은 자신을 지탱해준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워낙 좋아해 대학 때는 그룹사운드를 만들 정도였지만 가수를 ‘평생의 업’으로 삼아보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폭발적이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 덕에 여자 로커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코드가 맞는 친구들과 록음악을 했어요. 당시 정서와는 조금 맞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땐 그런 음악이 그저 좋았어요.”

‘실력 있던 아마추어 가수’인 그에게 ‘운명’이 찾아왔다. 당시 강남의 잘 나가는 나이트클럽에서 이름을 날리던 친 언니의 밴드 멤버 중 한명이 갑작스럽게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되면서 ‘대타’로 나섰다. 때마침 노래를 들은 인기 가수 이은하가 그를 ‘픽업’해 얼떨결에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탑 스타의 서포트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았지만 가수로서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생애 첫 음반은 물론3년 뒤 발표한 2집 앨범 역시 빛을 보지 못해 오랫동안 무명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물론 TV나 라디오방송에서는 그의 노래를 듣기 쉽지 않았지만 언더 그라운드에서는 나름 인기를 얻었다.

“그때 강남의 유명 나이트클럽에는 정말 실력이 있어야 무대에 설수 있었어요. 하루에 서너 군데를 뛸 정도로 잘 팔리는 인기밴드로 인정받으며 돈도 많이 벌었지요.”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대중적 인기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가슴 한 켠에 남아 있었다. 기회는 다시 오는 듯했다. 5년 여만에 실력파 작곡가와 호흡을 맞춰 3집을 내놓았다. ‘한국의 빌보드차트’ 역할을 하던 ‘가요 톱텐’ 80위권에 진입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방송횟수도 차츰 늘어나던 상황에서 그만 공연 중 발목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한 것이다. 상태는 심각했다. 접합 수술을 하고 깁스를 한 채 꼬박 반년을 무대에 설수 없었다.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은 좌절감을 못 이기고 그는 무작정 식구들이 있는 미국 텍사스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노래할 수 없는 가수로서의 미국의 삶은 힘들었다. 하지만 그를 다시 일어나게 한 것 역시 음악이었다. 2007년 우연히 LA에 방문했다 한 나이트클럽으로부터 공연 제의를 받게 되고 무대에 다시 섰다.

LA의 여러 클럽을 거쳐 ‘익스프레스’에 둥지를 튼 그는 주 6일, 하루 4시간 동안 무대에 오르는 강행군을 하고 있지만 노래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그는 로커 출신이지만 7080부터 팝, 최신가요까지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소화한다.


“고객들이 제 노래를 듣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시고 응원을 해주실때 너무 기뻐요. 그들에게 제 노래가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는 무려 16년 만에 ‘4집’을 준비하고 있다.

“가수인생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 쏟고 있다”는 그는“ 솔직히 음반의 성패를 떠나 생각만으로도 설렌다”며 부푼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가수 김현미의 4집은 올 연말에 나온다.

(213)222-7581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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