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홈 인스펙션 / 결로현상의 이해

2016-06-04 (토)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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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뜬금 없이 수도관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이유는 왜 그럴까. 또한 한여름에는 물론 한겨울에도 지하실 벽면에 방울방울 이슬이 맺히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떨어진 물방울에 젖은 주변에 종종 곰팡이가 피어있음은 왜일까. 또 하나 유리 창문에 물방울이 맺혀 있거나 물방울이 줄줄 흘러 내려 창문 턱을 적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혹 천정이 젖어있어 수도파이프나 아니면 배수관이 새고 있는 것 같다고 문의해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혹 파이프가 새는가 싶어 벽이나 천정을 뜯어보면 역시나 수도관에 물방울이 맺혀 있는 고로 결로현상(Condensation)이라는 자연현상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수도관이 새는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장 흔한 예로 더운 여름에 컵에 얼음을 넣고 물을 따르면 어김없이 컵 표면에 이슬이 맺히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컵을 들고 있는 손까지 적실 정도로 물방울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심지어는 심하게 흘러내린 물방울이 냅킨을 적셔 냅킨을 다시 갈아야 하는 경우도 자주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결로현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세계에서 우리 인간의 의지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결로현상 즉 이슬점(Dew Point)현상 때문이다. 이러한 이슬점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물체의 차가운 표면과 접촉하게 될 때 물체의 표면에 응결하여 물방울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이슬현상은 보통 외부온도와 내부온도의 차이가 큰 경우 즉 습기를 품고 있는 실내의 따뜻한 공기의 온도와 외부와 접하고 있는 창문이나 벽면 등 물체의 표면 온도가 화씨 27도 이상 차이가 날 때 발생한다.

실내공기와 외부와 접하고 있는 곳의 표면 온도가 이슬점 온도 이하로 떨어질 때 대기중(실내)에 포함돼 있던 습기가 차가운 표면에 닿아 물방울로 변하게 되고 만일 물체의 표면이 화씨 32도(빙점)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표면에 생긴 이슬은 얼게 된다. 그래서 추운 겨울에 창문에 성에가 끼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슬점이란 무엇일까. 이슬점은 공기 중의 수증기가 포화상태가 되어 액체상태의 물방울로 변하기 시작하는 온도를 의미한다. 대백과사전을 빌려 좀 더 설명하면 공기를 냉각시키면 현재 수증기량은 일정한데 포화 수증기량은 감소하기 때문에 상대습도(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의 포화정도를 나타내는 양으로 현재기온에서 포화 수증기량에 대한 실제 수증기량의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가 증가하게 된다.

상대습도가 100%가 되어 공기가 포화상태가 되면 공기 중의 수증기는 더 이상 수증기 상태로 존재하지 못하고 액체상태의 물방울로 변하게 된다. 이때의 온도를 이슬점 또는 이슬점 온도라고 한다. 이슬점은 현재 공기 중 수증기량이 많을수록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흐린날일수록 이슬점은 높아진다.

집안에 생기는 결로현상은 수도관 외에 온도의 차이가 심한 외부와 접하고 있는 외벽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결로현상이 심한 지하실의 경우 일조량이 부족하고 통풍이 잘 이루어 않은 경우가 많고 아울러 대부분이 단열재가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단열재를 설치했다 하더라도 단열재 시공불량으로 결로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결로현상으로 인한 대표적인 피해중의 하나는 젖은 주변에 곰팡이(Mold)가 핀다는 점이다. 습한 벽면에서 자주 목격되는 곰팡이는 나무구조물이나 석고보드, 벽지를 썩게 하거나 손상시키기도 하고 심한 악취는 물론 심지어는 곰팡이 포자들이 공기 중에 날아다니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침입하여 천식 등의 질환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로 인한 물적, 신체적 피해 또한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건강에 유해한 집안에서 흔히 목격되는 대표적인 곰팡이는 흑색곰팡이다. 습기를 유별나게 선호하고 공중에 부유하는 곰팡이 포자 중에서 제일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서식처로는 습하면서 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욕실, 지하실, 벽, 싱크대 등을 들 수 있다.

결로현상과 곰팡이를 방지하는 방법은 의뢰로 간단하다. 결로는 습기를 제거하면 예방되는 것이므로, 순환식 환기시스템을 가동시키거나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우선이다. 곰팡이가 발생하기 쉬운 장마철에는 에어컨이나 제습기로 실내의 습도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에어컨을 틀면 방안의 습한 공기가 에어컨 내부의 차가운 증발기에 이슬 형태로 달라붙게 되고 이때 달라붙은 물방울이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도관에 생기는 결로현상은 수도관을 단열재로 감싸주어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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