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 동반자 ‘금강석혼’ 결실

2016-06-02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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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방 목사·이도신 사모 결혼 70주년 “모든 것이 은혜”

▶ 외손자 목사까지 믿음 대물림

목회 동반자 ‘금강석혼’ 결실

이춘방 목사와 이도신 사모가 금강석혼식에서 축하케익의 촛불을 끄고 있다.

결혼 70주년 기념식을 금강석혼식이라고 부른다. 은혼식(50주년)과 금혼식(60주년)을 넘어 다이아몬드에 견주는 말이다. 그만큼 소중하고 빛나는 인생의 잔치이며, 부부의 사랑과 신뢰는 여느 귀금속보다 단단하고 견고하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이춘방 목사와 이도신 사모는 지난달 28일 결혼 70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웬만한 사람의 수명을 넘는 시간을 함께 지낸 은혜를 감사하며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기쁨을 나누는 자리였다. 잔치에는 70명이 넘는 자손과 친지가 모여 이 목사 부부의 금강석혼식을 축하했다.
목회 동반자 ‘금강석혼’ 결실

부모의 금강석혼식에 참석한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감사예배에서 모든 참석자들은 찬송가 102장을 불렀다.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라는 제목은 70년을 동고동락한 노목회자 부부의 간증이자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었다.

“이 땅의 삶에서 예수님보다 더 귀한 게 있다면 우리의 신앙이 헛된 거지요. 90평생에 70년을 같이 살아오면서 겪은 일이야 말로 다 할 수가 없죠. 그 와중에 목사가 돼 교회를 세울 수 있었고 주님의 일을 하는 영광을 누렸어요. 그리고 5남매를 키우며 해로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이날 예배에서는 박희민 목사가 성경의 메시지를 전했다. 두 목회자는 한참 나이 차이가 나지만 장신대 동기다. 이 목사 가족은 나성영락교회를 개척한 김계용 목사와도 깊은 친분을 갖고 있다. 이 사모의 오빠와 김 목사가 고향인 평안북도 신의주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사모와 둘째 딸 민옥인 권사는 나성영락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찬송가에 이어 축가는 맏아들인 이준실 전도사가 불렀다. 성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 전도사는 현재 찬양대 지휘자로 교회를 섬기고 있다. 한국에서는 맏사위 장민수 목사 부부와 증손자들까지 참석했다.

셋째 사위 최성일 목사와 최옥미 사모의 두 자녀는 모두 목회의 길을 걷고 있다. 예배에 이어 축하연 만찬 인도도 외손자인 장한 목사가 맡았다. EM사역자인 장 목사는 이날 장구를 치고 장주현 사모는 창을 불러 갈채를 받았다.

이 목사는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다 신학교에 입학하면서 목회에 입문했다. 지금은 1,000명이 넘는 신자가 출석하는 답십리 성답교회를 개척했고 이민 온 뒤에는 일신교회 담임을 역임했다. 자손들은 70년 혼인의 길을 손을 잡고 걸어 온 목회자 부모의 뒤를 좇아 사역의 길을 잇고 있다.

이 사모는 90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이번 잔치의 순서지를 직접 작성할 만큼 정정하다. ‘3.1 USA’와 샛별합창단, 영락교회의 늘푸른찬양대와 늘푸른대학 음악반 등 매주 네 곳의 단체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잔치에서도 보리밭과 찬송가 등을 독창으로 불렀다.

‘현재 우리가 겪는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견주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담은 로마서 8장18절은 지나온 신앙의 여정에서 삶을 지탱한 기둥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결혼 70년 감사예배를 통해 ‘말씀’을 증거로 보여줬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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