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들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개 통증이라고 대답한다.
조기암이든 진행이 많이 된 말기암이든 암과 통증은 많은 경우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사실 암으로 인한 통증은 많은 경우 철저한 관리로 인해 조절될 수 있다.
암 통증은 대개 일반 진통제로는 조절이 잘 안되고,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흔히 오해하는 것이 마약성 진통제를 먹으면 암치료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암으로 인한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경우 암치료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중독성도 낮다. 물론 변비, 오심,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도 약의 종류와 용량을 조절하여 치료할 수 있다.
따라서 처방된 범위 내의 마약성 진통제는 전혀 꺼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적절한 통증 조절을 통해 보다 나은 암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개 암으로 인한 통증은 암이 직접적으로 장기, 뼈, 신경 등을 침범해서 발생하지만, 수술이나 항암화학치료 및 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으로도 생길 수 있다.
암으로 인한 통증 치료는 의료인들이 따르는 원칙이 있다. 진통제 종류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경구용으로 복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피하 주사, 근육 주사, 정맥 주사 등의 주사제, 항문에 넣는 좌약, 혀 아래에 뿌리거나 넣는 형태, 파스 형태로 피부에 부착하는 경우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환자가 심하게 구토를 하거나 삼키기 어려워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먹는 진통제를 우선 사용한다. 대개 통증이 심해질 때까지 이를 악물고 참는 경우가 있는데, 통증이 시작되는 것 같으면 시간에 맞추어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마약성 진통제에는 장기간 작용(long acting)하는 약과 단기간 작용(short acting)하는 약들이 있다. 장기간 작용하는 약들은 대개 그 효과가 서서히 발생하여 오랜 기간 지속되고, 단기간 작용하는 약들은 그 효과가 빨리 발생하나 금방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장기간 작용하는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약물의 혈중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통증의 많은 부분이 경감된다.
중간 중간에 통증이 심해지는 돌발성 통증의 경우(break through pain)는 단기간 작용하는 속효성 진통제를 사용하여 조절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진통제는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통증 조절이 특정약으로 안된다고 하여도 의사와 상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통증의 정도에 따른 3단계 진통제 사다리의 약물 사용 지침을 소개한다.
1단계는 경한 통증 단계로 비마약성 진통제인 아스피린(Aspirin), 타이레놀(Tyleol),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인 이부프로펜(Ibuprofen) 등을 사용하고, 필요시 약한 마약성 진통제를 추가한다.
2단계 중등도 통증 단계는 비마약성 진통제에 약한 마약성 진통제인 코데인(Codeine), 트라마돌(Tramadol) 등을 추가하여 사용하며 필요시 강한 마약성진통제를 추가한다. 3단계 중증 통증은 처음부터 강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Morphine), 옥시코돈(Oxycodone), 펜타닐 (Fentanyl) 등을 사용한다.
다음 회에는 진통제의 부작용 및 약물 외의 통증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213)38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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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 <암 전문의·LA 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