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홈 인스펙션 / 여름을 대비하자

2016-05-21 (토)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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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봄은 짧다. 5월까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다가 6월이면 알게 모르게 여름이 시작되고 8월에 절정을 이룬다. 더군다나 올해 여름은 무척 더울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바로 엘니뇨(El Nino)현상 때문이다. 엘니뇨현상은 심한 가뭄이나 홍수 등을 수반하는 기상이변을 말한다.

기상백과에 따르면 엘니뇨란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예수를 의미하며 열대 태평양 적도부근에서 남미해안으로부터 중태평양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서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으로 2-7년마다 한번씩 불규칙하게 발생하는데 주로 9월에서 다음해 3월 사이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엘니뇨의 어원은 페루와 에콰도르의 국경에 있는 과야킬만에서 매년 12월경 북쪽으로부터 난류가 유입되어 연안의 해면수온이 상승하자, 이 난류를 따라 평소 볼 수 없던 고기가 되돌아와 페루 어민들이 하늘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예수의 미를 가진 엘리뇨라 불리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남미연안의 국지적인 현상으로 여겨졌던 엘니뇨현상은 이 후 첨단 인공위성을 통한 대기, 해양 관측망이 정비되면서 태평양 적도지역의 중앙부 날짜 변경선 부근까지 미치는 대규모 기후현상으로 밝혀졌다.

엘니뇨는 지구 온난화 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 온난화는 석유류의 연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축산폐수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과용되는 질소비료의 여분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 등 소위 온실가스들이 대기로 들어가 잔류하면서 그들의 온실효과로 대류권의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더욱 두려운 것은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잔류하는 기간은 100-250년, 메탄은 12년, 아산화질소는 120년 등이며 이들 가스의 긴 잔류기간 때문에 온실가스의 방출이 지속되는 한 대기 중의 농도는 계속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 월드리서치 연구소는 기상재해로 인한 1980-89년의 전세계 경제피해는 541억달러 였으나, 환경오염이 악화된 1990-98년은 3400여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이로 인한 사망자도 3만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오늘날 엘니요현상은 이전의 엘니뇨현상에 비해 더 강한 경향을 보이고 있어 가뭄과 홍수로 인한 경제피해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10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엘니뇨현상이 발생하여 1950년 이후 최악의 엘니뇨현상이 될 것이다는 예보도 나오고 있다.

가뭄은 많은 산불의 원인이 되고 곡물 들의 생육에 지장을 주어 식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진다. 폭우로 인한 홍수는 가옥침수 등 엄청난 재산피해를 수반한다.

일반가정집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피해는 누수가 그 원인이 되고 있고, 주택보험 보상청구항목 중 물로 인한 재산피해가 제일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수는 글자 그대로 물이 새는 것이다. 폭설을 잘 이겨낸 주택이라고 해서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에도 안전하리라는 법은 없다.


실상 주택 매매시 바이어가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은 누수다. 따라서 주택검사시 검사관들은 누수현장이 목격되면 어김없이 검사보고서에 사진과 함께 상세히 기록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습기측정기를 이용해 현재 진행 중인지 아니면 정상인지 확인하기도 한다.

보통 비가 그친 후 3일 동안은 정도상의 차이가 있을 뿐 누수가 발생한 곳의 습기가 정상적인 주변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검사보고서에는 지난 3일 이내에 비가 왔었는지 여부를 기록하는 것이 상례다. 실상 3일 이상 경과하면 건조되는 관계로 누수가 진행 중인지 여부는 불가능하고 다만 누수흔적이 있음을 기록하여 주택수리전문가의 재진단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어디엔가 물이 샌 흔적이 있고 곰팡이가 생긴 흔적이 있다면 장기간에 걸친 누수를 의심할 수 있으며 만일 지붕이나 외벽이 아닌 내부 천정에 생긴 누수 흔적은 일시적인 것으로 윗층에서 물을 엎지른 것, 상하수관이 새어 고친 상태, 혹은 윗층 샤워실에서 샌 것 등을 예상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지붕은 바로 주택의 최상부 덮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지붕에는 빗물받이 홈통이 설치돼 있다. 특히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 동안 홈통청소를 자주해 주어야 한다. 폭우시 물이 밖으로 넘치기도 하지만 드물게는 실내로 역류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폭우시 취약한 곳은 지붕과 지하실이다. 지붕을 뚫어 만든 각종 배기관(환기통 등)의 주변과 지붕과 굴뚝이 맞닿는 곳, 특히 스카이라잇 주변의 밀봉상태를 확인하는 대비가 필요하고, 지하실의 경우 외벽주변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가능하면 집에서 멀리 물이 흘러 나가도록 주변 정돈을 해주는 대비가 필요하다. 지하실 주면에 물이 오랫동안 고여 있다면 설사 새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하실에 과도한 습기가 배어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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