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5월 아리랑 ‘임을 위한 행진곡’ 영화로 제작된다

2016-05-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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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 출신 박기복 감독, 프리랜서 이하나 주연

▶ 17일 금남로서 크랭크인, 내년 5월 개봉 예정

5월 아리랑 ‘임을 위한 행진곡’ 영화로 제작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이 정국의 핵으로 떠오른 가운데 전남 출신 50대 영화감독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제목으로 독립영화를 제작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저예산 영화로, 영·호남 시민사회단체 등의 참여도 기대하고 있어 화합의 메신저 역할도 기대된다.

17일 광주시와 5월 단체 등에 따르면 영화사 '단풍'(대표 구만석)은 5.18 제36주년 전야인 이날 항쟁의 거리인 금남로에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을 크랭크인했다.


이 영화는 지난 2013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주최 5.18 시나리오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1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내년 5월 개봉 예정이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공모전 당선작가인 박기복(54)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여주인공 ‘희수'역은 배우 이하나가 맡는다. 드라마 KBS ‘일말의 순정' MBC ‘7급 공무원'에 출연해 개성 강한 이미지와 캐릭터로 이름을 알렸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로 수 십년간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한 어머니와 개그맨 딸의 애증 관계를 그리고 있다.

1989년 5월 조선대 이철규 열사의 의문사를 1980년으로 소급해 두 역사적 사건의 시간과 공간을 결합한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는 점에서 ‘광주' 또는 ‘5.18'을 소재로 한 기존 영화와 사뭇 다르다.

가족을 중심에 놓고, 5.18과 광주정신을 매개로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게 제작진의 포부다.

영화는 대기업 투자나 일반펀드를 구하지 못해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영·호남 화합과 국민참여의 의미는 오롯이 간직하겠다는 게 제작진의 뜻이다.


박 감독은 “제작자로서 광주, 전주, 부산, 대구시민 등 영·호남과 5.18 관련 단체, 그리고 전국의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화합과 평화의 국민참여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밝혔다.

이어 “5년 전 영화 '도가니'가 국민적 관심을 끌며 성범죄 특례법 개정안을 끌어낸 것처럼 이번 영화 제작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주민주화운동 공식지정곡으로 제창되는데 작은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전남 화순 출신으로 광주 진흥고, 서울예대를 졸업한 뒤 한일공동영화 ‘피그말리온의 사랑', 영화 ‘강아지 죽는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각본을 썼다.

<송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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