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중국은 실패·남아공은 성공
성기 이식수술 이후 포즈를 취한 토머스 매닝
생식기 암에 걸려 성기를 절단했던 60대 미국 남자가 암을 이겨낸 뒤 성기 이식수술까지 받았다.
매사추세츠 주에서 은행의 자금 운반원으로 근무하는 토머스 매닝(64)은 지난 8∼9일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서 15시간에 걸쳐 성기 이식수술을 받았다고 미국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13일 병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매닝은 “나는 과거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술 이후 처음으로 침대를 벗어나 의자에 앉은 그는 “좋은 느낌이다. 고통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식기 암과 관련한 오명과 부끄러움을 씻기 위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질문도 환영했다.
수술팀을 이끈 커티스 세트룰로 성형외과 의사는 “우리는 조심스럽지만,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예상대로라면 매닝은 몇 주 이내에 정상적인 소변이 가능해진다. 또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 이내에 성 기능도 회복된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은 수술을 위해 3년 동안 준비해왔으며 십여 명의 성형외과 의사와 다른 30여 명의 의료원이 참여했다.
이번 수술은 심각하게 골반을 다친 참전군인과 암 환자를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병원에서는 자동차 사고 때 발생한 화재로 성기가 탄 다른 남성도 기증자가 나오는 대로 수술할 예정이다.
또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의 의사들도 성기 이식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이 병원에는 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이 수술 대기자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수술비용은 적게는 5만 달러(약 5천887만 원), 많게는 7만5천 달러로 추정되며 병원 측이 전액 부담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성기이식수술이 보고된 것은 2건뿐이었으며, 미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 중국에서의 수술은 실패했으며, 2014년 남아공에서 수술받은 남성은 이후 아이의 아빠가 됐다.
미국에서 성기 이식 프로그램은 참전군인에게 중점이 맞춰져 있다.
생식기에 심각한 손상이 생긴 젊은 군인의 자살률이 엄청나게 높은 것이 성 기능 상실감 때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트룰루 박사는 “민간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술이 완벽해질 것이며, 이후에는 참전군인으로 대상을 옮겨갈 것이다. 그리고 군대에 복무 중인 성형외과 의사가 시술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 중 1천367명이 생식기와 관련한 심각한 부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