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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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에 많은 당뇨

2016-04-26 (화) 조동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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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란 당이 소변으로 나온다고해서 기원이 된 말인데, 페르시아의 아비세나(Avicenna)가 Cannon of Medicine 의학지에서 1010년께 소변에 단맛이 난다고 첫 번째로 발표를 한 기록이 있다.

1,000년이 지난 오늘날 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것은 당뇨가 아니라 당뇨로 인한 신장(즉 콩팥)의 합병증으로 밝혀졌다.

미국 의사학회 저널인 JAMA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 성인의 12~14%가 당뇨병이고 38%는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전 당뇨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자료에서 유의할 것은 인종별 당뇨 유병률에서 백인이 11%로 가장 낮았고 아시안이 거의 2배인 21%나 된다는 것이다.


더 안 좋은 사실은 당뇨환자의 1/3 이상이 미진단 상태로 당뇨병에 걸린지 모른다는 것인데, 미국에 있는 아시안에서는 무려 51%가 미진단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진단 상태인 당뇨환자가 히스패닉에서는 49%, 흑인에서는 37%, 백인에서는 32%인 것에 비해 인종 중에 아시안이 당뇨가 있는데도 의사를 보지 않아 당뇨의 치료는 고사하고 진단도 못 받는 빈도가 가장 높은 인종이었다는 것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한인타운에서 한인들의 건강을 직접 도맡고 있는 내과의사 중의 하나로서 각성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아시안에서 당뇨가 진단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미국이란 이민 온 나라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이민 1세들에게는 의사를 찾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아무래도 당뇨를 비롯한 많은 만성질환이 특별한 증상이 없다보니 바쁜 생활 속에서 사는 대부분의 이민 1세들은 젊었을 때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65세가 되어서야 메디케어를 받고 건강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근래들어 미국 의사학회 저널인 JAMA의 4월10일자 커버스토리에서는 미국에서 부자로 1% 안에 드는 사람들은 가난한 1%의 사람들보다 15년을 더 산다는 통계가 실렸다.

이렇게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15년을 더 살게 된 이유는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부자들은 젊어서부터 철저하게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하고 의사의 진단과 거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조기부터 했기 때문이다.

저널에 실린 글의 헤드라인만 언뜻 보면 돈만 많다면 오래사는 것처럼 잘못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은 부자만 챙기는 것도 아니고 65세가 넘은 메디케어를 가진 분들만 챙기는 것도 아니다. 예방과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의학계에서 강조를 한지 몇 십년이 되고 있다. 이런 조기발견, 조기치료를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1년에 한 번은 건강검진을 하고 어떤 병의 진단이 되면 바로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최선의 결과와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맞을 수 있다.

풍요로워진 오늘날 당뇨는 크게 늘었다. 당뇨는 그 자체가 직접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고혈당이 지속되면서 당뇨의 합병증으로 건강을 해치고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동맥경화증이다. 이 동맥경화증의 악화가 뇌의 동맥에 올 때 뇌졸증, 즉 stroke가 일어나고, 심장의 혈관에 생기면 심근경색증, 즉 heart atack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다리의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다리에 감염이 생기고 혈관이 막히면 말초혈관질환을 야기하여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도 있다.

2010년 미국에서 20세 이상의 성인이 사고가 아닌 이유로 다리를 절제한 수술은 총 7만3,000건이었는데 이 중에 60%가 당뇨가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을 정도로 당뇨는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한다. 이런 당뇨의 합병증들은 당뇨가 오랫동안 있으면서 생기는 문제점들이다. 따라서 이런 합병증을 막기위해서는 당뇨의 조기 진단이 중요하고 당뇨 진단이 되면 아무런 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합병증을 막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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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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