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금시’

2016-04-26 (화) 09: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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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학(1971-)

로마 병사들은 소금 월급을 받았다.
소금을 얻기 위해 한 달을 싸웠고
소금으로 한 달을 살았다

나는 소금 병정
한 달 동안 몸 안의 소금기를 내주고
월급을 받는다
소금 방패를 들고
거친 소금밭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버틴다
소금기를 더 잘 씻어내기 위해
한 달을 절어 있었다

울지 마라
눈물이 너의 몸을 녹일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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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란 말은 라틴어로 샐(sal), 즉 소금이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로마의 병정들은 소금으로 월급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시속의 노동자 혹은 샐러리맨은 월급을 받기 위해 한 달 분의 땀을 바친다. 땀은 일꾼이 바치는 소금이다. 바칠 것은 소금밖에 없는 일꾼들은 가엾은 소금병정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울면 안 된다. 몸이 다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생존하기 위해서 무조건 참아야 한다니, 참으로 서글픈 것이 현대판 노동착취이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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