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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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치료(Music Therapy

2016-04-19 (화) 김용제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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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 유지되는 기능이 음악에 대한 반응이 아닌가 한다.

주로 자고 먹기만 하는 유아가 보채다가도 엄마의 조용한 자장가에 가라앉고 자기 이름도 가족 얼굴도 모르게 된 치매말기의 환자도 어릴적의 노래를 들으면 따라부르는 것을 본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유일하게 가진 언어와 음악 중 어느 것을 먼저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없지만 언어는 인간의 지성을 그리고 음악은 감성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시작된 인간 특유의 기능인 것이다.


언어와는 달리 높고 낮은 소리가 다양하게(멜로디) 일정한 간격으로(리듬) 이어나가는 것이 음악인데 최근 MIT 연구팀이 발견한 귀 근처의 뇌피질 안에서 오로지 음악소리에만 반응 하는 세포들이 음악소리를 감지한 후 뇌 사방으로 널리 전파되서 음악으로 인한 감상을 이르키고 손과 몸의 음직임을 이르키는 등 뇌 전체의 반응을 이르키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일어나는 반응이 인간의 삶에 즐거움, 휴식과 평온, 스트레스 해소 등과 같은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인간으로 하여금 음악을 멀리하지 못하게 만든다.

우리 몸의 운동이나 다른 기능이 연습과 훈련에 의해 강화되고 발달되듯이 음악이 뇌의 여러 곳에 주는 영향도 높여질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실험 연구에서 나타났다.

한 예로 중학교 학생들에게 학습과 음악을 동시에 가르친 그룹과 학습만 가르친 그룹을 비교할 때 전자에서 학습이 더 우수하게 나타났다.

그러고 보면 뇌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음악이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과히 놀라운 일이 아니고 이를 이용하는 치료법이 생기게 됐는데 1, 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상이군인들을 치료하고 사회복귀를 돕는 과정에서 우연히 음악의 효과가 발견되 이로부터 Music Therapy(음악치료) 리는 전문의료직이 생기게 되었다.

현재 많은 대학과 Berklee 같은 음악전문대에는 전공과목으로 되어 있어 석·박사학위까지 딸 수 있고 American Music Therapist Association(AMTA)의 승인을 거쳐 공식 전문가인 Music Therapist가 된다.

전문가는 치료대상 환자를 검사해 적합한 음악치료 방식을 정해서 일정기간 치료를 하게 된다. 신체 불구자에게 물리치료를 해주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방법으로는 직접 악기나 노래로 음악을 하는 능동적 치료법과 음악을 듣기만 하는 수동적 치료법 두 가지가 있다. 또 클래식이나 어느 특정 음악만 쓰는 것이 아니고 경우에 따라 여러 장르의 음악이 이용된다. 흔히 모차르트 음악이 아이들의 머리를 좋게 한다는 건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된 것이고 클래식외 다양한 음악장르가 모두 효과를 낸다.

또 음악지식이 있고 없고 음악을 좋아하고 안 하고는 상관이 없고 어느 누구도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좋은 효과를 보는 문제 중에는 통증, 뇌졸중 후유증, 이명, 실언증, 우울증을 포함한 여러 정신질환, 자폐증 등이 있다. 음악은 뇌 전체의 활동을 유도하고 촉진할뿐 아니라 감정을 돋우고 사람을 접하는 접착제 역할도 해 사회적 장애에도 치료효과를 낸다.

이런 점으로 보건대 음악은 인간이 가진 유일한 특권으로 모두가 언제라도 많이 배우고 하고 즐기는 것을 권하고 싶다.

<김용제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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