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성폭력 인식의 달’(Sexual Assault Awareness Month)이다. 많은 독자들에게 ‘성폭력’이란 단어가 낯설고 나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나, 교육 현장에 일하는 사람들이나 상담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보고 듣는다.
특히 힘이 약하고 무지하던 어린 시절에 경험한 성추행이나 성폭행이 평생 피해자에게 죄책감과 수치심, 세상을 향한 분노와 불신 등 오랜 치유의 과정이 필요한 트라우마(trauma)가 되는 걸 볼 때 참으로 안타깝다. 그러므로 부모가 성폭행 예방에 대해 먼저 알고 사랑하는 어린 자녀들에게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교육함이 중요하다.
미국 국립사법연구소(NIJ)는 성폭력(sexual violence)을 크게 성추행(sexual assault), 성폭행(rape), 성희롱(sexual harassment) 등 3가지로 분류한다. 먼저 성폭력은 가장 넓은 의미로서 성에 관련된 모든 문제 행동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성추행은 동의 없이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성적인 의도를 갖고 고의적으로 만지는 행위를 뜻하는데, 넓게는 관음증, 노출증 및 상대방에게 완력을 가해 포르노물을 보여주는 경우까지 포함된다.
성폭행은 항거할 수 없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인한 성관계, 즉 강간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성희롱이란 말 그대로 성적으로 실없이 놀리는 것을 말하는데, 직장, 공공단체, 학교 등의 단체생활에서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적 언행으로 개인의 성적 자율권을 침해, 노동권이나 교육권의 성차별을 유발하는 행위이다. 성적 대상화를 포함하는 음담패설, 원하지 않는 데이트나 성관계 요구부터 추행(stalking)에 이르기까지 넓고 다양하다.
상사가 농담처럼 던진 몇 마디가 상대에게 성적 불쾌감을 일으킨다면 성희롱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성추행이나 성폭행보다 피해자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의 강도는 낮을 수 있지만, 매일의 직장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분명한 성폭력 중 하나이다. 성희롱은 보통 직장 내에서 힘, 권력이 있는 상사가 아래 직원에게 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직장 남성의 27%, 직장 여성의 72%가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하였다고 한다.
미국의 National Intimate Partner and Sexual Violence Survey(NISVS)의 자료에 따르면, 여성 다섯 명 중 한 명(18%), 남성 71명 중 한 명(1.4%)이 살아가면서 한번 이상 성폭력을 경험한다고 한다. 연령으로는 피해자의 44%가 18세 이하이며 30세 이하가 전체 피해자의 80%를 차지한다.
특히 유아, 어린이의 경우 친인척에게 피해를 입은 경우가 60%이며 강간범의 38%도 피해자의 가족, 친척, 친구 혹은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성폭행 피해자의 98%는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데, 분노, 수치심, 불안증, 죄책감 등의 단순한 심리적 장애뿐 아니라, 우울증, 자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알콜·마약 중독, 불면증, 경계선 성격장애, 다중 인격장애 등의 정신질환에 시달리게 될 확률도 높다고 한다.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혼자 낯선 곳에 가거나 낯선 사람과 둘만 있는 상황을 피하며, 혼자 있게 될 경우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 듣는 일을 피하여 주위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기를 권한다. 특히 아이에게 성폭력과 성추행에 대해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미리 설명하고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생각날 때 긴 설교를 하는 것보다는 일상의 대화 중에 자주 교육시킬 것을 권한다.
백화점이나 극장 등 공공화장실에는 어른이 꼭 동승하고, 만약 할 수 없는 경우 문 앞에서 기다리며 필요할 때 소리 지르라고 가르쳐야 한다. 어른이 신체의 중요 부위를 만지면 “NO"라고 말해야함을 가르치고, 십대 자녀들은 여자친구나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원치 않는 성관계나 성폭행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성폭행 피해자가 이번에는 여성이었지만, 요즘은 남성 피해자 숫자가 증가함을 고려할 때 성폭행에 관한 사회 전반적인 의식 개선과 예방 교육이 필요함을 느낀다. 성폭행을 경험할 때는 911이나 성폭행 핫라인(800-656-4673)으로 전화하며 신고할 것을 권한다.
<
모니카 이/ 심리 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