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뷰]스릴러로 변주한 멜로드라마…‘시간이탈자’

2016-04-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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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수정·조정석·이진욱 주연

[리뷰]스릴러로 변주한 멜로드라마…‘시간이탈자’
공교롭게도 tvN 드라마 ‘시그널’이 먼저 방송되면서 김이 빠진 측면이 없잖다. 임수정, 조정석, 이진욱이 주연한 ‘시간 이탈자’는 꿈으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남자가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1983년 1월1일, 고등학교 교사 지환(조정석)은 같은 학교 동료이자 애인인 윤정(임수정)에게 청혼하던 중 강도를 만나 칼에 찔려 의식을 잃는다. 2015년 1월1일, 강력계 형사 건우(이진욱) 역시 뒤쫓던 범인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생사를 오간 이들은 이때부터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보게 된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의 곽재용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다. 스릴러의 구조를 띄고 있으나 ‘감성추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부를 잃은 남자의 안타까운 사랑을 추적극으로 풀어냈으나 결국은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다.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만나 사랑하겠다는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찬가다.


국민적 인기를 끈 ‘응답하라 1988’까지 본 관객들로서는 1980년대와 2015년을 오가는 이 영화 속 그때 그 시절 풍경에서 추억을 되새길 일이 딱히 없다. 후발주자의 어려움이다. ‘시간’을 이용한 스릴러도 너무 많이 나왔다. 누가 범인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대충 짐작은 간다. 지환과 건우가 어떻게 과거를 바꿀지, 과연 두 사람은 윤정(혹은 현재의 소은)을 살릴 수 있을지, 스릴러적 긴장감은 있다.

요즘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영화가 번번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이 영화는 멜로드라마를 가미한 스릴러이고 여배우의 역할이 다른 스릴러에 비해 큰 편이라 흥행성적이 따라주면 여배우들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임수정은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이 정점이었다. ‘은밀한 유혹’(2014)을 거쳐 ‘시간이탈자’를 내놨는데, 이번 영화는 임수정의 기존 매력을 활용할뿐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녀의 숨은 매력을 발굴할 작품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한효주, 천우희, 유연석의 ‘해어화’와 같은 날인 13일 개봉한다.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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