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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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에 많은 대표적 암들, 폐암 주범은 흡연… 3차 간접 흡연도 위험

2016-04-05 (화)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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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위암 발병률, 백인보다 5배 높아

▶ 대장암 환자 7명 중 1명 “50세 이전 발병”, 75세 이후 남성 사망원인 1위는 전립선암

암이란 비정상 세포가 무질서하게 빨리 증식하고 퍼지는 병이다. 암은 갑자기 생기는 질병은 아니다. 암의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담배 흡연, 술, 비만, 감염 등 외적인 위험요인들과 유전적 돌연변이, 호르몬, 면역 상태 등 내적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진단기술과 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암은 예방과 치료가 충분히 가능해졌다. 한인들에게 흔한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위암, 간암 등에 대해 간략히 정리했다.

■유방암
미국 암 협회(American Cancer Society, ACS)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방암은 여성 8명중 1명꼴로 발병한다. 하지만 전이 되지 않은 초기 발견된 암은 5년 생존율이 거의 98%나 된다. 물론 전이된 암은 생존율이 26%로 떨어진다.

멍울이나 뭔가 만져지지 않는지, 또한 유방 사이즈나 모양의 변화, 피부에 이상한 점은 없는지 등 자가진단도 중요하다.


국립암연구소(NCI)에서는 40세 이상은 적어도 매 2년마다 매모그램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유방암도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또한 BRCA1과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가족 중에 유방암 및 난소암 병력이 있는 경우는 유전자 검사도 추천된다.

최근에 강조되고 있는 피해야할 위험요소로는 과체중, 폐경기때의 호르몬 대체요법, 음주 습관, 자녀가 없거나 혹은 첫 자녀를 35세 이후 가진 경우, 치밀 유방 등이 있다.

한편 지난 2월 시카고 대학이 발표한 37개 관련 연구 분석에 따르면 유방암 생존자는 갑상선 암에 걸릴 위험이 1.55배 높았으며, 여성 갑상선암 생존자는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1.18배 정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 여성은 매달 1회 유방 자가검진을 하는 것이 조기발견에 도움된다. 딱딱한 멍울이 만져지는지, 통증이 있는지, 피부 함몰이나 이상이 발견되는지, 유두에 분비물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폐암
폐암은 미국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 원인의 약 87%는 흡연이다. 심각한 환경오염, 높은 수준의 방사선 및 석면, 라돈가스 노출 등도 폐암 위험을 높이는 환경적 요인들이다.

최근에는 ‘3차 간접 흡연’(thirdhand smoke)까지 문제다. 흡연자가 어린 아이나 가족을 피해 외부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고 돌아와도 흡연자의 머리카락이나 피부, 옷에 잔류하는 니코틴이나 다른 담배의 화학물질이 역시 간접적 흡연 효과를 낸다는 것. 전문가들은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다면 빨리 끊을 것을 강력 권고하고 있는 추세다.


폐암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비소세포성 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NSCLC)과 소세포성 폐암(small cell lung cacncer,SCLC)이다. 폐암의 80%는 NSCLC로 가장 흔하며, 성장과 전이가 느린 편이다. 소세포성 폐암은 좀더 빨리 자라며 퍼지는 경향이 있다.

폐암도 초기에는 이렇다할 증상이 별로 없다. 중기나 말기 이후의 증상은 지속적인 기침, 오래가는 기관지염, 폐렴이나 기관지염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 거듭되는 가슴통증, 기침을 하면서 피가 나오기도 한다.

또한 체중 감소, 극심한 피로, 호흡곤란, 목과 얼굴의 붓기 등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치료는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화학요법에 쓰이는 약은 암세포를 죽이거나 암세포 성장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을 암 세포에 투입해 암세포를 공략한다.

수술과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을 다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효과적인 다양한 표적치료제가 쓰이고 있다. 인체 면역시스템은 외부 침입자를 항원(병원체)으로 간주하고 항체를 만들어내 항원을 공격한다. 항원은 대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의 일부이지만, 인체에서 만들어진 변이세포, 즉 암세포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암세포는 항체가 정상의 건강한 세포와 구분할 수 없게 자라는 경우도 있어, 항체가 이런 항원들은 공격하지 못한다. 표적치료는 이런 항원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단일클론 항체는 건강한 정상 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를 외부 물질로 인식해, 암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억제하며 암세포 공격을 돕는다.

2006년 연구에 따르면 표적치료제 중 혈관내피 성장인자(VEGF)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인 베바시즈맵(Bevacizumab, 브랜드명 아바스틴Avastin)과 화학요법을 함께 실시했더니 화학요법만 단일로 치료했을 때보다 효과가 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타세바(Tarceva, Erlotinib)는 지난 2004년 승인을 받은 표적치료제로 유전자 돌연변이를 하는 암세포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며, 비소세포성 폐암환자, 말기 폐암환자의 증상 완화시키는데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암
전립선암은 모든 연령의 남성 사망 원인 2위의 암이자, 75세 이후 남성에게는 암으로 인한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암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며, 40세 미만의 남성에게는 드물다.

전립선암 진단은 PSA(혈중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 검사와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린다. PSA수치가 4ng/ml 이상이면 정상이 아닌 것으로 보는데, PSA수치는 전립선 비대증이나 만성 전립선염 때문에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전이가 되지 않은 경우는 대개 별 증상이 없다. 좀더 진행되면 소변문제가 생긴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가늘어지며, 혈뇨를 보기도 하며, 소변을 본 후에 잔뇨감이나 불편감을 느끼기도 하며, 소변볼 때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또 밤에 자주 화장실에 가기도 한다.

■위암
한국에서는 발병률 1위의 암이다. 미국에서도 한인의 위암 발병률은 높은 편이다. 미 암협회 1999-2003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남성은 2위, 여성은 3위의 암이 위암이었다.

한국에서는 40~74세는 증상이 없어도 위장내시경 검사를 2년마다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ACS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남성은 다른 인종 그룹보다 위암 발병률이 높다. 백인보다는 5배나 높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경우는 위암 발병위험이 증가한다. 만성 위염에 시달리는 경우나 짠 음식, 훈제음식, 저장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 역시 위암 발병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대장암
미국에서는 발병률이 남녀 모두 3위에 랭크된 암이다. 한국에서 대장암은 갑상선암, 위암에 이어 3번째로 흔한 암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 당 45명으로 184개국 가운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대장암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은 커진다. 역시 조기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 ‘캔서’(Cancer) 저널에 보고된 미시간 대학 연구에 따르면 1998~2011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26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세 이전에 대장암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7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환자들은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인 중기, 말기로 진행된 경우가 나이든 환자들보다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가족력이 있다면 50세 전이라도 검사를 받아볼 것이 권고하고 있다.

흡연, 비만, 운동부족, 영양 불균형의 식사습관(지나친 과식이나 포화지방 섭취) 등은 대장암의 위험요소들이다.

한편 ‘아바스틴’ 표적 치료제는 종양의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대장암에도 쓰이고 있다. 또한 얼비툭스(Erbitux)는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을 타깃으로 해 암세포 성장과 증식을 차단하는 표적항암제다.

한편 가족 중 유방암 병력이 있다면 전립선암 발병 위험도 커진다. BRCA1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경우는 남성도 전립선암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 인자 역시 전립선암의 위험요소다. 중년 이후에는 체중관리에 적극 신경쓰는 것이 좋다.

■간암
간암의 위험요인은 B형 간염, C형 간염, 지나친 음주 습관, 간경변 병력, 비만과 당뇨병, 비알콜성 지방간 등이다.

간 역시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어, 초기에는 대개 별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 체중이 빠진다거나, 식욕감퇴, 상복부 통증, 잦은 구토와 설사, 피로, 복수가 차거나 황달 등이 나타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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