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숲에서 거절 당했다
2016-03-01 (화) 09:36:55
바람의 제자가
겨울 속으로 찾아가 문안드렸다.
참나무 숲이 말했다.
아무리 빈궁해도
난 이 겨울추위를 장작으로 팔지 않았다.
나는 추위로부터 자유로워했지만
추위가
나를 평생 구속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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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가 스승을 찾아가 여쭙는다. 선생님 춥지 않으십니까. 스승이 고백하신다. 추위에 굴복하지 않았으나 평생 추웠다고. 자유와 구속이 서로의 안과 밖인지라 하나를 택한다 하여 다른 하나를 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 자신을 팔아넘기고 남는 허탈과 번민이 아니라 평생 감옥 같은 추위를 택한 스승의 도도한 선답이 바람처럼 들려온다. 제자 또한 추위를 지키며 헐벗은 숲을 오래 떠돌았을까. 강직함이 매서운 추위처럼 높고 차게 빛나고 고독한 숲이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