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꿈’

2016-02-23 (화) 11: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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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숙(1958- )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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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줄의 짧은 시가 어떤 인연의 시작과 끝, 그 전 과정을보여주고 있다. 생생하던 꿈속의 재회가 꿈속에서조차 허망한 꿈인 것을 알아챌 즈음, 이별은 참으로 오래되어 그 아픔은 아문지도 오래된 듯하다. 그러나 그리움의 저변, 거친무의식의 밑바닥에 아직도 그는 있다. 그래서 그의 꿈을 꾼다. 다만 그가 현실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꿈속에서도알 뿐이다. 사라져가는 인연의 또 다른 이름인 치유, 그것을통해 보여주는 한바탕 지나간 만남의 회오리가 절절하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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