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철저한 준비 필요한 겨울 산행

2016-02-10 (수) 10:39:16 이만우 / 산악인·글렌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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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보울 시간에 맞추려 일찍 발디 산으로 행했다. 이른 아침 깊은 산 계곡은 여전히 고요하고 신선한 기분을 준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행기 한 대가 여명을 뚫고 지나간다. 문득 지난주 헬기로 분주했던 하늘이 그려진다.

그러면서 신선함이 이내 무거운 마음으로 변한다. 지난주 사고 소식이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열두 명은 헬기로 구조 했으나 두 명이 사망했고 또 한 명은 혼수상태로, 두 명은 뇌손상 상태로 아직 중환자실에 머물러 있다.

LA 근교에서 가장 높아 멀리서도 지척같이 보이는 하얀 발디 산은 산을 좋아하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한인들이 많이 찾아 ‘코리안 마운틴’이라는 비공식 애칭도 가진 이 산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엘니뇨현상으로 더 많은 눈이 쌓여 계속 발길을 유혹할 것이다.


스키와 골프, 서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상의 천국이라는 LA.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특히 겨울 산에서는 더욱 그렇다. 눈 산에 관한 정보를 알아두는 것, 산에 걸맞고 몸에 익숙한 장비를 꼼꼼히 챙기는 일, 겨울산행의 기본을 훈련하는 것, 가능한 전문인을 꼭 대동하는 것들이다. 이를 소홀히 하면 생명과 직결되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흔히들 산을 정복한다는 말을 하지만 그러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산은 함께 어울리는 것이다. 앞으로 눈이 펑펑 더 내린다는 예보이다. 경험자와 상의하여 철저한 준비하자. 설레는 눈 산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이만우 / 산악인·글렌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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