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들의 부채춤
2016-02-08 (월) 11:06:52
황 케이트 / 미 국방대학 근무
내 나라를 떠나면 모두들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나도 그 흔한 사람들 중 한명인지도 모른다. 미군학생들에게 부채춤을 가르치겠다는 자체가 무모했다. 하지만 한국 전통춤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손동작을 감출 수 있고 단기간에 배울 수 있는 부채춤의 장점에 자신감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한국춤을 춘다는 것만으로도 주목받을 일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미 국방대학 한국어과 부채춤 팀이 올해로 15년째 접어들었다. 그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미 국방대학 행사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행사에도 참여했다. 처음에는 참으로 엉성했다. 마음만 앞설 뿐 능력이 부족했다. 열정과 소신으로 버티면서 여기까지 왔다.
2002년 첫해는 UCLA 한국문화팀 무용복을 대여해서 행사를 치렀다. 그러다 당시 김종훈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님께서 나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장문의 편지를 보냈으며 총영사님은 기꺼이 도와주셨다. 그때 마련한 부채춤 의상을 지금까지 입고 있다.
솔직히 10여년 동안 같은 의상을 입는다는 건 좀 식상한 일이다. 더 좋은 공연을 펼치고 싶어서 매년 음악을 새롭게 바꾸고 안무에 변화를 주며 힘들게 작업하지만 막상 같은 의상으로 무대에 오를 때면 뭔가 완성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그나마 공연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다르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황 케이트 / 미 국방대학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