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용하던 것도 OK, 새 것 처럼 야무지게 쓸래요”

2016-02-03 (수) 글·사진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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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 구입에 최적인 품목들-가구류·빈티지 청바지·도서 등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물건들

▶ 컨디션따라 차이 있어도 대부분 20~60%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사용하던 것도 OK, 새 것 처럼 야무지게 쓸래요”

책 값 비싼 미국에서는 중고서적을 구입하는 것도 가계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대형 서점의 아동도서 섹션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보고 있다.

‘남이 쓰던거면 어때? 실속 있으면 OK’ 새해 들어 알뜰한 가계를 꾸미고 싶다면 중고품에 눈길을 돌려보자. 물론 ‘쓸 만한 중고품’이다. 특히 많은 상품들의 제품 교체 주기가 빨라지면서 신상품과 비슷한 수준의 ‘중고품’이 좋은 가격에 나오고 있다. 모든 아이템을 다 중고로 구입하라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중고로 사면 더 이득인 품목들을 알아봤다.

■ 가구류

▶사무용 가구


좋은 사무용 가구제품이라면 몇 십년이 지나도 끄덕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특히 책상이나 캐비닛의 경우 요즘 나오는 제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몇 년간 경기가 좋지 않아 문을 닫거나 해고대란으로 인해 이런 좋은 중고 사무용가구들도 시장에 많이 나와 있다.

▶IKEA 가구

실용적인 가구의 대명사인 아이키아(IKEA) 제품은 비교적 ‘가성비’(가격 대배 성능비)가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젊은 싱글이나 대학생들의 구입 비중이 높다.

하지만 아이키아 제품의 경우 조립이 아주 성가신데다 새 제품 구입이 아깝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매년 초나 여름을 노리는 편이 낫다. 이 시기에는 대학생들이나 싱글 남녀들의 아파트 이사가 많아 중고품 시장에 저렴한 가격에 많이 나온다.

▶기타

일반적인 가구라면 굿윌(Goodwill)이나 구세군(Salvation Army) 스토어에서 구입 할 수 있다.

단 일부 매장에서는 침대 프레임이나 드레서 같은 대형 아이템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리 확인하는 편이 낫겠다.


조금 괜찮은 가구를 좋은 가격에 장만하고 싶다면 ‘에스테이트 세일’(estate sale)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집 주인이 타계해 유품을 정리하는 에스테이트 세일에는 가구를 비롯 집안의 거의 모든 가재도구를 싼 가격에 판매한다. 부촌의 에스테이트 세일이라면 의외로 유니크하고 멋진 가구를 괜찮은 가격에 장만할 수도 있다.

■ 보석

중고 보석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멋진 제품을 구입하는 방법이다. 보통 매장에서 중고품의 경우 정가보다 30~50%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한인중에서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보석의 경우 재가공을 거쳐 신제품으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고품 으로 구매하는 편이 실용적이다.

중고 보석의 경우 보통 ‘에스테이트 주얼리’ (Estate Jewelry) 혹은 ‘프리 오운드 주얼리’ (Pre-Owned Jewelry)로 붙여 판매되며 ‘리퍼비시드’ (Refurbished)로 표기되기도 한다. 간혹 중고 제품을 새 것처럼 속여 파는 사기도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신용도가 높고 고객들이 평판이 좋은 업소를 선택하는 것은 필수다.

■ 스포츠 용품

중고 스포츠용품의 경우 크레익리스트와 같은 온라인 장터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중고 위탁용품 판매점(consignment store)도 권할 만하다.

가장 대표적인 체인은 전국에 300여곳이 있는 ‘플레이 잇 어게인 스포츠’(Play It Again Sports)로 이곳에는 신제품은 물론 구입한 지 얼마안된 새 것 같은 중고품이 판매되고있다. 중고품의 경우 신제품에 비해 20~60%의 디스카운트를 제공한다.

물론 사용하지 않는 스포츠 용품을 트레이드인 하거나 현금으로 판매할 수도 있다.

학부형이라면 자신의 자녀보다 나이 많은 아이들 둔 부모에게 부탁하면 의외로 좋은 딜로 사거나 공짜로 얻을 수도 있다. 이밖에 팀 코치나 회원에게 물어보는 것도 괜찮다.

피트니스 기구도 마찬가지. 이맘쯤이면 벌써 지난해 말 혹은 1월 초 다이어트와 몸짱을 위해서 구입한 트레드밀, 일렙티컬 머신 같은 기구들이 중고품 시장에 나와 있을 터. ‘크레익리스트’ 같은 곳에서는 거의 신상에 가까운 제품도 운만 좋으면 절반 가격에 건질 수 있다.

■ 디자이너 청바지 의류

이름 난 디자이너 청바지의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다. 보통 ‘트루릴리전’‘ 7포올맨카인드’ 등은 150~200달러 혹은 그 이상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하지만 청바지의 매력 중 하나가 빈티지 룩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굳이 새 옷으로 구입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중고품의 경우 컨디션에 따라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정가의 3분의 1 정도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청바지나 의류 중고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전문 사이트들을 잘 알아둬야 한다.

‘스레드업’ (ThredUP.com)도 잘 알려진 곳. 이곳에서는 200달러는 줘야 살 수 있는 ‘지미 타버니티’ 청바지가 35달러 정도에 팔리
고 있다. 또 럭서리 아이템 전문 길트(Gilt.com) 등도 추천 사이트다.

■어린이 자전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자녀. 이들이 타는 자전거를 비싼 가격을 주고 새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어느 면에서는 낭비일 수 있다. 특
히 자전거 역시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매 시즌마다 새 모델이 출시되지만 크게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도 감안하는 편이 좋다.
한인 물품 거래 사이트 등에서 잘 찾아보면 새 제품과 다름없는 어린이 자전거를 최대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장터
에 물건을 내놓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성장한 자녀 때문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중고 자전거를 구입할 때는 전반적인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가급적 자녀를 데리고 가 사이즈가 잘 맞는지 확인을 거치는 게 현명
하다.

■ TI 제품들

라이프사이클이 짧아 중고 거래가 많은 태블릿이나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 IT 제품 역시 중고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특히 이들 품목은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빠른 만큼 얼마 되지 않은 중고품이라면 신제품과 확연한 성능 차이도 느끼기 어렵다

중고품 구입이 망설여진다면 ‘리퍼비시드’ (refurbished)를 추천한다. 이런 제품들은 재조립과 재포장을 거친 것으로 외관상으로는 새것과 동일하고 성능에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이런 리퍼비시드 제품의 경우 애플닷컴, 베스트바이 닷컴, 델 닷
컴 등 일반 사이트에서도 구입할수 있다.

■ 서적

미국에서 책값은 사실 만만치않다. 특히 대학생들의 전공서적 장만은 큰 부담인데 칼리지 보드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매년 교재비로 지출하는 돈은 평균 1,200달러에 달한다.

이런 전공서적 구입비용을 줄이려면 중고책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개정판이 필요하지 않다면 책의 국제표준도서번호 (ISBN)을 확인한 후 아마존닷컴이나 해프닷컴(half.com)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중고 서적을 구입하기 좋은 사이트로는 북스카우터(Bookscouter) 캠퍼스북스( CampusBooks.com)와 올북스토어스(AllBookstores.com)등이 있으며 이들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새 책에 비해 60% 가 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악기

어린 자녀가 처음 악기 교육을 시작하거나 취미생활로 처음 입문하는 성인 초보자라면 중고 악기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악기의 경우 라인업이 다양해서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일단 중고악기부터 시작한 후 실력을 쌓은 후 가격대를 높이는 게 바람직하
다.

‘와시번’ (Washburn) 전자기타의 경우 새 제품은 보통 400달러 이상이지만 ‘크레이그 리스트’에서는 쓸만한 제품이 100달러 정도에
판매된다.

■공구

유행을 타지 않는 공구의 경우도 중고품에서 잘 고르면 꽤나 절약을 할 수 있다. 사실 웬만한 공구들은 가격이 아주 저렴한 것도 아
니다.

특히 간혹 물품거래 사이트에서는 해머를 비롯 렌치, 톱, 삽 등 새것 같은 중고품도 나오고 있다. 크레익리스트나 물품거래 사이트를
유심히 살펴보자.

<글·사진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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