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 아드리아해를 품은 ‘발칸반도의 낙원’

2016-01-22 (금)
크게 작게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 아드리아해를 품은 ‘발칸반도의 낙원’

두브로브닉 성벽길 걷기.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은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리는 발칸반도의 땅이다. 중세 성벽을 지닌 고도는 유럽인들에게는 ‘최고의 은둔처’로 여겨지던 곳이다.

떡갈나무와 참나무 숲을 뜻하는 ‘두브라바’라는 말에서 이름이 유래된 두브로브닉은 한때 지중해를 도시의 붉은 깃발로 장식할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그 견고함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도시를 지키기 위해 유고 내전 당시에 인간방어벽이 만들어져 두브로브닉 폭격 반대 운동이 펼쳐 지기도 했다.

크로아티아는 헝가리, 이탈리아의 지배를 받았으며 1차 대전 후에는 유고슬라비아라는 이름으로 통합된 사연을 지녔다. 5년 동안이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전쟁과 그 상흔은 곳곳에 아련하게 남아 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 아드리아해를 품은 ‘발칸반도의 낙원’

구시가 중앙로.


바다 위 성벽을 걷는 이색 트레킹


두브로브닉 구시가에서는 대부분의 삶들이 성벽 안에 공존한다. 구시가지의 입구인 필레 게이트를 지나면 석회암바닥으로 채워진 중앙로가 나타난다. 1층에는 상점들이 도열하고 해질 무렵이면 이곳저곳에서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미로같은 골목에는 레스토랑, 이발소와 정육점이 어우러지고. 대성당 옆 광장에는 아침 시장이 문을 연다.

무질서하게 뻗은 듯한 골목과 상점들은 건물의 스타일과 높이를 지정한 법에 따라 통일성을 갖추고 있다. 성벽 사이로 난 좁은 문을 나서면 바위에 기대 반라의 차림으로 맥주 한 병에 일광욕을 즐기는 이방인들의 세상이다. 아드리아해의 따뜻한 햇살 덕분에 두브로브닉은 연중 따사로운 정취를 보여준다.

두브로브닉 구시가지에서는 독특한 걷기 여행이 또 명성 높다. 유럽부호들의 은둔처였던 외딴 도시가 실제로 알려진 것도 이 특별한 성벽 트레킹 체험 때문이다. 13~16세기에 지어진 성벽은 보존 상태가 완벽하다.

성벽의 길이가 무려 2km에 높이가 25m, 성벽 두께가 넓은 곳은 6m에 달한다. 절벽에 세워진 성 밑으로는 바닷물이 통하는 해자가 연결돼 멀리서 보면 성은 섬처럼 떠 있는 모습이다.

단지 이 성벽 위를 걷기 위해 수천 km를 달려와 두브로브닉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성벽 위에서 바라보면 성안 사람들의 풍경은 아늑하고 사랑스럽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

유적들이 고스란히 남은 구시가 전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도시의 수호 성인 성 블라이세를 기념하는 성당과 스폰자 궁전, 렉터 궁전 등은 이방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베네찌아로부터 두브로브닉을 지켜낸 신부 블라이세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이곳 성안에서 축제도 열린다.


스폰자 궁전은 성안에 들어오는 상인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했던 곳으로 6개의 기둥으로 된 1층 화랑은 세공술이 인상적이다. 궁전에는 두브로브닉의 역사적 기록이 간직돼 있는데 천년의 세월이 흐른 문서와 유고 내전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렉터 궁전은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재된 15세기의 조각기둥을 갖추고 있다.

그 단단한 유적들을 바라보며 노천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구항구로 나서면 유람선들이 잔잔한 바다위로 밀려 나간다. 유람선을 타고 아드리아해에서 바다위에 떠 있는 듯한 성곽을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이곳 두브로브닉의 젊은이들은 구시가지를 벗어나 라파드지역을 서성거리기도 한다. 구시가보다 저렴한 숙소에 고즈넉한 해변과 산책로를 간직한 라파드 지역에는 운치 있는 레스토랑과 바들이 청춘남녀를 유혹한다.

노천식당에서는 입맛을 자극하는 해산물 요리와 짙은 향료냄새가 코밑으로 알싸하게 스며 든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