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패션에 남녀 따로 있나…‘젠더리스 룩’ 인기

2016-0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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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같은 보이쉬 아니라 순수해보이는 ‘소년풍’

▶ 올해의 색에 파스텔톤 핑크·블루 동시 선정도

패션에 남녀 따로 있나…‘젠더리스 룩’ 인기

‘아크네스 스튜디오’의 젠더리스 패션. 11세 소년 모델이 파스텔톤 핑크 컬러의 여성의류를 입고 있어 파격적이다.

핑크 컬러 수트를 입은 남성과 블루 컬러 드레스를 입은 여성. 핑크는 여성, 블루는 남성 컬러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한 패션이 바로 젠더리스 룩(genderless look)이다. 젠더리스룩은 요즘 패션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성의 구별이 없거나 중성적이라는 의미에서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 패션으로 불리기도 한다. 젠더리스 룩에 대해 알아본다.

■ 소년이 여성복 모델

고정관념을 깬 자유분방한 패션젠더리스룩은 1970년대 남성 스타일의 옷을 거침없이 입은 여성들의 유니섹스 패션과는 구별된다. X세대에 의해 태어난 젠더리스 패션의 방점은 ‘보이쉬’로 성인 남성의 패션을 공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리고 순수해 보이는 소년풍의 옷을 선호한다.


이런 젠더리스 룩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곳은 바로 ‘아크네 스튜디오’ (Acne Studio)다. 패셔니스타들 사이에서 가장 핫 한 브랜드 중 하나인 스페인의 아크네 스튜디오는 2015 가을·겨울 시즌 여성복 광고 캠페인에서 여성복을 입은 11세 소년 모델을 등장시켰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요한슨의 아들인 이 성장기 소년은 하이힐에 핸드백을 든 채 모델 뺨치는 ‘포스’로 개성을 뽐냈다.

조니 요한슨은 “나는 새로운 세대들이 패션을 대하는 태도를 볼 때마다 정해진 규칙에 얽매이거나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입증하려하기보다 옷 자체가 담고 있는 커팅과 디자인등의 특징에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런 영감을 불어넣어준 아들 프라세가 모델로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패션에 남녀 따로 있나…‘젠더리스 룩’ 인기

패션 브랜드 ‘샤프’의 젠더리스 수트.


■ 올해의 컬러

세계적 색채 전문 기업 ‘팬톤(PANTONE)’도 젠더리스 룩에 가세했다. 이 업체가 선정한 올해의 컬러는 핑크와 블루로 모두 파스텔톤이다. 낮은 채도의 페일 핑크와 소프트 블루인데 공식 명칭은 ‘로즈쿼츠’(Rose Quartz)와‘ 세레니티’ (Serenity)다.

대칭적이며 상호보완적인 두 색의 그라데이션(gradation) 즉 색조상태가 서서히 변화함을 통해 성의 경계를 흐리며 전통적인 색채 관습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파스텔톤의 핑크와 블루는 더 이상 각기 여성과 남성을 상징하는 성 인지적 색상이 아니며, 분홍과 파랑 사이를 넘나드는 유동하는 성‘ 유니섹스 팔레트’가 올해의 컬러인 것이다.

2000년부터 올해의 색을 선정해온 팬톤이 두 가지색을 동시에 내놓은 것도 처음이거니와 파스텔색이 등장한 것도 2006년 이후 최초다.

팬톤은 “로즈쿼츠와 세레니티는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갈망을 충족시키는 안락한 컬러”라며 “불안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고요와 이완을 불러일으키는 색”이라고 설명한다.


로즈쿼츠는 따뜻하고 포근한 장미톤으로 동정심과 평정의 느낌을 전달하며, 세레니티는 머리 위에 넓게 펼쳐진 푸른 하늘이 주는 고요함, 화창함, 청명, 침착 등을 의미한다고. 험난한 시기에도 기분전환과 휴식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색상들이라는 것이다.

올해의 컬러는 이미 런웨이를 화사하게 수놓고 있다.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가 지난해 가을 공항 컨셉트로 진행한 2016봄ㆍ여름 레디투웨어 컬렉션은 두 색모두를 나란히 선보였으며 프라다, 펜디, 로베르토 카발리, 톰 브라운, 발렌티노 등 오트 퀴튀르의 주요 디자이너들이 로즈쿼츠와 세레니티를 두드러지게 컬렉션에 사용했다.

■ 젠더리스룩 코디

유난히 추운 겨울을 맞은 남가주. 젠더리스 겨울 패션 코디법을 알아보자. 겨울 코트의 경우 앞서 언급했던 올해의 컬러인 로즈쿼츠와 세렌니티 컬러로 선택해 보자. 전체적으로 파스텔 톤이 주는 화사하고 포근한 느낌이 따뜻한 겨울을 맞게 한다. 파스텔 톤 코트가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면 안에는 심플한 모노톤 아이템을 매치하면 자연스럽다. 코트는 하나만으로도 눈에 띄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아우터와 비슷한 색에 톤만 달리하는 스타일링이 편하고 멋스럽다.

파스텔톤 코트안의 상의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 파스텔톤 니트 아이템 상의에 어두운 컬러의 하의나 아우터를 매치하면 파스텔 컬러를 튀지않게 활용할 수 있다. 파스텔 컬러는 채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의외로 블랙, 그레이 컬러와 궁합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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