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데이비드 보위, 이전의 나는 잊어라… 블랙스타‘★’

2016-01-14 (목) 04:01:41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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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위, 이전의 나는 잊어라… 블랙스타‘★’
영국 글램록의 선구자 데이비드 보위(69)가 2년여만에 돌아왔다. 자신의 생일(8일)에 맞춰 소니뮤직을 통해 새 앨범 ‘★'(블랙스타)를 발표했다.

‘★'는 2014년 봄 어느 일요일 저녁에 구상한 음반이다. 보위는 당시 자신의 친구 마리아 슈나이더가 추천한 색소폰 연주자 도니 맥캐슬린의 재즈 쿼텟 공연을 봤다. 그리고 열흘 후 도니에게 e-메일을 보냈다. 그와 밴드의 드러머인 마크 줄리아나와 작업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이들은 슈나이더 오케스트라와 함께 보위의 빅밴드 재즈 형식의 몽환적인 곡 ‘수'(Sue or In a Season of Crime)에 세션으로 참여했다. 이 곡은 2014년 11월 발매된 보위의 컴필레이션 앨범 ‘나싱 해스 체인지드(Nothing Has Changed)'에 수록됐다.


그리고 지난해 1월 보위는 도니의 그룹을 그의 전작 ‘더 넥스트 데이'(2013)를 녹음한 뉴욕의 매직숍 스튜디오로 불러들여 새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

‘★' 데모 작업을 위해 오랜 동반자인 토니 비스콘티와 전작에서 함께한 드러머 재커리 알퍼드를 만난 보위는 5개월간 곡 작업에 몰두했고 연말이 돼서야 녹음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더 넥스트 데이'에서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록 사운드를 과시한 보위는 이번 앨범에서 완전히 다른 음악을 들려주고자 했다. 소니뮤직은 “여러 면에서 목표는 로큰롤을 피하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앞서 싱글로 발매된 ‘★'는 이완과 긴장을 오가는 드럼&베이스 리듬과 몽롱한 색소폰과 플루트, 부드러운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이 조화를 이뤘다. 나직하게 읊조리는 보위의 음성은 중독적이다. 길예르모 델 토로의 그로테스크한 판타지풍 뮤직비디오 역시 눈길을 끈다.

앨범에는 이밖에 서사적인 구조가 일품인 ‘라자루스(Lazarus)', 17세기 영국의 극작가 겸 시인인 존 포드가 쓴 비극 ‘가엾도다, 그녀는 창녀'에서 제목을 차용한 ‘티스 어 피티 쉬 워스 어 호어(Tis A Pity She was a Whore)' 등도 실험적이다. 벤 몬더의 기타 솔로가 인상적인 ‘아이 캔트 기브 에브리싱 어웨이(I Can't Give Everything Away)도 놓치면 안 된다.

소니뮤직은 “보위가 지난 반세기 동안 펼친 다채로운 사운드에서 한 음 더 나아가 실험적 재즈의 형식을 도입했다"고 알렸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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