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 이맘 때가 떠오른다. 그때도 지금처럼 무언가 못 이룬 것같은 아쉬움 속에서 난 과연 잘살고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자문하고, 새해에는 무언가 달라질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설레었다.
크게 보면 한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것이 별 다를 것 없는 일이겠지만, 어쨌든 일년 365일을 기준으로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정돈된 마음으로 앞으로의 삶을 재정립할 수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인것 같다.
항상 똑같이 반복되는 삶 속에서반란이라도 일으키듯, 며칠 전 한 지인이 말했다.‘ 난 이제 순간에 살기로 했어’ . 그럴 수만 있다, 오로지 순간에 몰입해서 살 수 있다면 최상의삶의 모습이리라.
하지만 그것이 쉽지가 않은 것이,지금껏 우리가 살아온 마음의 습관때문이다.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우리 마음은 앞으로 내달렸다가, 어느새 과거로 가서 헤매고 또 어느새온갖 것에 휘둘린다. 마음은 쉬지 않고 무언가를 원하고 성취하고 싶어하기 때문일 것 같다.
한해의 마지막 모퉁이를 돌며,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돌아본다. 지난 일년 동안 걸어온 삶 속에서, 채 연소되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남겨진 좋지 않은 감정들은 머지않아 냄새를풍길 쓰레기들이다. 말끔히 소각시켜,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깨끗한 빈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
백인경 / 버클리 문학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