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50대 - 다시 시작이다’

2015-12-25 (금) 12:05:04 이해광 특 집2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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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접어든 까닭일까. 한국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오십, 마침내 내 삶을 찾다’라는 책이눈에 들어왔다. 영국 옥스퍼드대를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MBA학위를 취득한 성공한 기업가 앨런 힉스가 쓴 중년을 위한 자기 계발서인데 한 평생 곁눈질 않고 자신의 삶을 한창 일구던 중년의 어느 날 실직과 투병에 맞닥뜨리게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저자는 50대에는 ‘하나의 일’에 더 이상 모든 에너지를 쏟을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돈을벌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나 다양한 일을 고루 경험하라고 결론을 맺는다. 생각을 바꾸면 나 자신을 찾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는것이다.

당연하고 마땅히 간직해야 할금언이지만 실제 50대는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이를 실천하기 란쉽지 않다. 게다가 50대는 위기의시기다. 은퇴나 실직이 당장 눈앞에 다가온다.


얼마 전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한국의 고교 동창에게서 카톡이 날아 왔다. 반가워 근황을 물어보니 2년여 전 명퇴를 당해 가끔 외출하는 것을 빼고는 대부분‘방콕’의 나날을 지내고 있다는게 아닌가. 대학 졸업반 때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취직해 주위의부러움을 샀던 친구였는데 ‘사오정’ (45세 정년)의 칼바람은 피하지 못한 것이다.

재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인 현실속에서 창업이라도 해야 하지만 사업경험이 전무한 마당에 전 재산인 명퇴금마저 날릴까 두려워 집에서 빈둥빈둥 소일하다 보니 스트레스와 과식에 운동 부족이 겹쳐 최근에는 관절수술까지 했다는 우울한 소식도 추가했다.

이제 갓 50을 넘긴 입장에서“우리 나이가 몇인데 벌써 직장에서 밀려나 창업 전선에 나서야 하나?”라고 핏대를 올려보아도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 타박만 듣기 십상인 게 요즘의 한국이다. 얼마 전서울시가 시민들의 평균 은퇴연령을 조사해 봤더니 남성은 53세에불과했다.

실제 동창들 소셜네트웍 서비스(SNS) 동아리에 들어가 보니 식당,편의점, 치킨집, 커피샵에서 PC방,독서실까지 온갖 업종의 창업소식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은명퇴 창업이다.

때마침 한국에서는 50대 명퇴강풍이 불어온다는 뉴스가 쏟아져나왔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되는데 기업들이 제도 시행 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세대는 50대 고참이다.

이래저래 50대는 우울하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도 마찬가지다.


‘페이첵 투 페이체’ (paycheck topaycheck)으로 살아가는 샐러리맨들은 은퇴플랜 마련은커녕 당장 생활하는 것조차 힘겹다. 여기다 자녀는 장성해 떠나가고 배우자와의관계도 예전만 못하다. 실직자라면오랜 기간 몸 담아온 직장을 떠나새 일거리를 찾느라 힘겹고 돈이있다고 해도 정신적으로 공허함이밀려온다.

그렇다고 오십이 이런 한탄만 할나이는 아니다. 인생의 고비를 맞이하면서 더불어 큰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기이기때문이다. 너무 많이 와버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나약함이 아닌 100세 시대를 위해새롭게 준비하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방점을 찍으면 어떨까. 남은50년, 인생 2막을 어떻게 살 것인가 결정하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삶의 목적을 다시 세우고 새로운 모험도 두려워하지 말자.

주변을 둘러보면 50대에 인생이모작에 성공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은퇴 후 삶의 성공조건도 귀 기울여야 한다. 5년 10년 20년 등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자신의 미래를 시각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급적이면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것이 좋다.

정녕 안정되고 행복한 시니어 라이프를 원하는가. 2016년에는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행에 옮겨보자.

<이해광 특 집2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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