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음식을 낭비하지 말자

2015-12-23 (수) 10:03:23 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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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버지니아 대학(UVA)에 다녀왔다. 페어팩스 카운티의 웨스트필드 고등학교 팀이 버지니아 주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오전에 열렸던 교육위원회 특별회의를 예정보다 일찍 마치고 몇 명의 동료 교육위원들과 함께 내려갔다.

결승전 경기를 관장하는 기관의배려로 교육위원 등의 특별손님들을위해 경기장 내의 대학총장 게스트스위트가 개방되었다. 식사도 준비되어 있는데 음식들은 보통 하프타임휴식시간이 다 끝나기 전에 치운다.

다행히도 내가 도착했을 때 막 하프타임 휴식시간이었기에 준비해 놓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음식의 양이 상당히 많았다. 그 날 그스위트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게스트외에 50명 가량이 더 먹어도 충분할정도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떤 음식은 겨우 10 퍼센트 정도 밖에 손을안 댄 것으로 보였다.


하프타임 휴식시간이 끝나가자 관리자가 음식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남은 음식들을 모두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었다. 큰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음식들을 버리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팔 수도 없고, 케이터링 서비스 직원들이 집에가져가게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음식을 버리는 것은 전에도 종종보았지만 이 날의 충격은 좀 더 컸다.

왜냐하면 겨우 10여 명의 손님들을위해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이 준비되었고 결국 큰 낭비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발표에 의하면 아직도 지구상에는 8억명 이상이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1억명, 20년 전에 비해서는 2억명가량 감소된 숫자이지만 아직도 세계 인구 가운데 9명 중 1명 가량이배고픔과 영양실조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음식 낭비 또한 심하다고한다. 미국에서는 그 정도가 40%에다다른다고 한다. 이는 40년 전에 비해 10% 정도 늘어난 통계수치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3분의 1 가량의 음식과 식량이 버려진다고 한다.

지구의 한 쪽에서는 먹을 것이 부족해 배를 곯고 있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엄청난 양을 그냥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낭비된 음식은 또한 처치 곤란으로 오히려 환경 문제까지 유발한다고 한다.


이러한 낭비는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과식은 물론 집의 냉장고에서 그대로 쓰레기통으로가기도 하고, 외식이나 외부 모임 식사자리에서 다 먹지 않고 버려지는음식들도 많다. 그런데 가까운 우리주위에서 가정 형편 상 영양섭취를제대로 못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아프리카나 멀리 떨어진 후진국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내에서말이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카운티인 페어팩스 카운티의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중 30% 가량이빈곤층이다.

물론 빈곤 가정 학생들이 모두 굶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당수가 필요한 영양 섭취를 제대로 못하고 있고, 실제로 먹을 음식 자체가 부족한 가정도 많다. 그래서 지난 주 버지니아 주의 맥컬리프 주지사가 발표한 학교 아침급식 보조 예산 인상안이 나의 주의를 더 끈다. 무료나 할인가격으로 점심급식을 받는 학생들가운데 아침 급식을 학교에서 받는학생들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 부분에 주정부가 좀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할테니 지역 학군에서도 같은 노력을 기울여달라는 것이다.

내가 자라던 60-70년대의 한국은참 가난했다. 나는 주위에서 친구들이 하루 세끼를 제대로 먹지 못 하던것을 직접 보았다. 수제비나 감자로끼니를 때우고, 고기 반찬은 상위에서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과체중 조절에 대한 고민만이 아니라, 먹을 것이 부족한 사람들이 지구상에, 아니 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도많이 산다는 것을 기억하자. 음식 낭비 하지 말자

<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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