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착한 패셔니스타는 인조모피를 입는다

2015-12-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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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가죽·털 대신 인조 사용, 처리 용이 색감·디자인 다양

▶ 보온성 등 퀄리티도 좋아져 ‘모피 아닌 모피’ 럭서리 제품도

착한 패셔니스타는 인조모피를 입는다

인조모피 패션의 화려한 자태. 왼쪽부터 DKNY 재킷 1,500달러, 코트 698달러, 스텔라 메카트니의 아웃웨어 5,695달러.

‘천연’과 대비되는‘인조’라는 단어의 뉘앙스는 부정적일 때가 많다.

하지만 모피 패션에서는 이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무분별한 동물 남획을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인조모피의 경우 한때‘싸구려‘’ 가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으나 최근에는 동물을 보호하는 착한 소비, 더 다양하고 멋진 이유 있는 패션으로 거듭났다.

인조모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착한 패셔니스타는 인조모피를 입는다

마치 진짜 모피 코트 같은 아세테이트로 만들어진 마 고 테넌바움의 가짜 여우 인조모피 코트. 560달러.


■ 비건 패션이란 무엇


천연모피 대신 인조모피 등을 사용한 일명‘비건‘’ (vegan) 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비건은육류나 생선은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완벽한 채식주의 단계를 뜻한다. 패션에서도 이윤리원칙이 적용되는 것이 바로 비건 패션이다.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소재를활용한 패션이다.

비건 패션의 대표주자는 인조모피다. 천연모피에 비해 저렴한 가격, 보온력은 물론 염색과처리가 쉬워 독특한 색감이나 디자인이 가능하다. 여기다 인조모피는 물세탁이 가능하고 관리가 쉬운 장점이 있다. 인조모피는 한때‘ 페이크퍼’ (fake fur)로 불렸지만 최근엔‘ 에코 퍼’ (ecofur·환경을 생각하는 모피) 혹은 ‘펀 퍼’ (funfur·재미있는 모피)로 불리며 새롭게 거듭나고있다.

비건 패션의 경우 가죽, 울, 모피, 깃털 등 소재 사용의 범위를 어디까지국한하느냐에따라 약간의논란은 있을수 있다. 채식주의자가어느 선까지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느냐에 따라다양하게 나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비건 패션디자이너는 “일단 큰 범주에서 천연모피는 절대 쓰지 않지만그 외 가죽, 스웨이드등의 소재는 식용으로도축된 것만 쓰는 식으로 선택적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착한 패셔니스타는 인조모피를 입는다

진짜 모피처럼 자연스러운 느 낌의 ‘샐럿 시 몬 캔디 케인’ 인조모피 스카 프. 280달러.


■ 퀄리티 개선 새 트렌드로

동물보호라는 좋은취지와 가격 대비 품질을 따지는 합리적 소비경향이 맞물린 것도 비건 패션이 부상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 나온 제품들의 경우 퀄리티개선이 두드러진다. 예전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광택이 좋으며 단점으로 지적되어 온 털 빠짐이나 눌림 현상도 크게 적어졌다. 한 패션업계관계자는 “인조모피 생산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진피와 인조모피는 성능 및 보온력에서 차이가 별로 없다”고 밝혔다.

할리웃 스타들의 비건 패션 동참과 유명 브랜드들의 비건 패션 공략도 저변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2013년 등장한 영국 인조모피 브랜드 ‘쉬림프’의 경우 통통 튀는 색깔과 세련된디자인으로 전 세계 패셔니스타들을 매혹시켰다.


쉬림프를 탄생시킨 디자이너 한나 웨일랜드는 “인조모피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진짜모피의 수준에 도달했으며 더 창의적으로 디자인할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의류체인‘ 휘슬스’의 경우 최근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가 브라운색 인조 여우털 오버코트라고 전했다. 이 코트 역시 실제 모피와매우 흡사하다.

■ 럭서리 반열에 오른 비건

인조모피의 영역은 럭서리로 영역을 넓히고있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에 힘입어 진짜와 거의 구분할 수 없는 고급 인조 소재들이최근 대거 출현했다. 부드러움, 재질의 외관, 방한효과 등에서 실제 모피에 거의 육박한 이가짜 럭서리 모피들은 수천달러를 호가하기도한다.

실제 비건 패션을 럭서리의 반석에 올려놓은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의 코트는 5,000달러이상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매카트니가 올 겨울 선보인 ‘Fur Free Fur’ (모피 없는 모피) 레이블의 경우 새로운 하이엔드 인조모피 패션으로서 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모피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동물가죽 제품사용을 기피해 온 매카트니가 이번에 선보인코트들의 경우 진짜 모피와 구분이 가지 않을정도로 흡사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코트 겉에는 ‘모피 아닌 모피’ (Fur Free Fur)라는 라벨이 부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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