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칼럼/ 건강한 척추란?

2015-10-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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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권

우리 인간은 지구의 중력이 작용하는 공간에서 일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먼저 중력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구의 중력이란 작용 범위 안에 있는 모든 물체를 지구의 중심쪽으로 잡아당기는 거대한 힘입니다. 밑으로 잡아당기는 이 힘 때문에 사람은 땅 위에 발을 붙이고 움직이게 되며 우리 주위에 있는 공기로 숨도 쉴 수 있고 물건이나 건물이 안정되게 땅이나 바닥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력이 우리 인간의 건강이나 질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우리의 척추가 어떤 형태로 되어있는가에 따라 최상의 건강을 누릴 수도 있고, 극심한 통증이나 고질적인 내장 질환으로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최상의 건강을 누리려면 어떤 모양의 척추를 가져야 할까요?
건강한 척추는 몸의 앞이나 뒤에서 볼 때 경추, 흉추, 요추, 선추 그리고 미추가 가지런히 일직선을 이루고 척추의 중심선이 지면(地面)에 대하여 수직 (중력 방향)이어야 합니다.

척추가 위로 받치고 있는 머리 또한 척추의 중심선 위에 똑바로 놓여 있어야 합니다. 척추 중심선이 이처럼 중력 방향과 일치할 때 최소의 에너지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건강한 척추를 옆에서 보면 여러개(4개)의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추(목뼈) 곡선과 요추(허리뼈) 곡선은 앞으로 둥근 곡선을, 흉추(등뼈)·선추·미추 곡선은 뒤로 둥근 곡선을 이룬다. 원래 어머니의 자궁속에서는 C자 곡선(옆에서 볼 때)을 이루다가 출생 후 3~4개월쯤 유아가 목을 가누게 되면서 앞으로 둥근 경추곡선이 만들어지고 9개월경 똑바로 서서 걸어다니게 될 때 앞으로 둥근 요추곡선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나중에 생기는 경추와 요추곡선을 2차 곡선이라 하고 흉추와 선추, 미추 부분의 뒤로 둥근 곡선은 맨처음에 만들어진 곡선이라 1차 곡선이라 합니다.

천추와 미추의 곡선은 성인이 되면 한 뼈처럼 굳어 변하지 않으므로 부러지지 않는 한 문제삼지 않습니다.

옆에서 본 척추의 중력 중심선은 어디를 지나야 가장 이상적일까요?
머리의 무게 중심에서 수직선을 내리면 요추 3번을 지나야 정상이라고 합니다.

만약 척추가 휘어져 힘의 균형을 잃게 되면 기울어진 쪽으로 하중(무게)이 많이 걸리게 됩니다. 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거나 척추 사이의 연골판(디스크)이 좁아져 척추간의 추간공(신경이 나오는 구멍)을 통해 나오는 신경의 기능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신경이 위(胃)로 가는 신경이라면 고질적인 위염, 위궤양으로 고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항상 소화 문제로 고생하던 분들이 척추곡선을 교정받으면 근본적으로 소화기가 좋아지곤 한다. 이것은 다른 모든 내장질환에도 적용됩니다.

척추 특히 경추 부분이 휘어져 비정상적인 곡선을 갖게 되면 항상 심한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특별한 이유없이 항상 피곤을 느끼는 분은 반드시 척추 사진을 찍어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세를 분석하기 위해 X-RAY를 찍을 때에는 반드시 서서 찍어야 하고 눈을 감은 채 가장 편한 자세로 찍어야 합니다. 누워서 찍으면 근육이 이완되어 보통 때의 곡선 이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X-RAY 기사들이 X-RAY를 찍을 때 비뚤어진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데 이런 사진은 아무런 진단가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척추가 어떻게 틀어져 있는 가를 보는 것이지 구도 잘 잡힌 뼈 사진이 아닙니다. 치료는 반드시 X-RAY를 찍은 후 척추의 중력 중심선이 어떻게 어긋나 있는지, 곡선이 어떻게 휘어져 있는지 분석한 후에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면 그곳에 통증이 생기게 한 원인을 찾을 수 없고 따라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못한 채 같은 부위를 계속 교정하는, 환자에게 무리를 주는 치료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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