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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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잘라낸 것 부끄러운 일 아니에요”

2015-10-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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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유방암 여성 돕기 단체 ‘샤인’ 캐서린 김 회장]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바람은 환자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당당하게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한인 커뮤니티에 전파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햇수로 벌써 10년째 LA 한인사회에서 유일하게 유방암 환자 서포트그룹을 이끌어온 ‘샤인’의 캐서린 김씨가 10월 정기모임을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 회원으로 ‘샤인’을 서포트한다. 새롭게 ‘샤인’을 이끌 신임 회장으로는 황정원씨(영어명 사만사)가 선정됐다.


김씨는 자가 검진으로 유방암을 발견해 유방암을 이겨낸 환자였다가 지난 2006년 유방암 환자 서포트그룹 ‘샤인’을 설립해 이끌어오면서 207명이라는 환자를 만나고 서포트해왔다.

“타주에서도 환자들에게서 전화가 오고, 하루에 30통씩 전화를 받았을 때도 있었어요. 얼마 전 결혼20주년 기념으로 크루즈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 선상에서도 도움을 요청하는 유방암환자의 전화를 받았었죠. 그런데 제가 유방암 치료를 했던 것이 벌써 2003년이에요. ‘샤인’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류에서 하는 유방암 세미나, 서포트 그룹 등 다 찾아다니고 하면서 유방암에 대한 지식이 해박했지만, 이제는 갱년기를 거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고 또 유방암 치료법이나 치료제가 새로운 것들이 자꾸 나오고 있는데 저보다 좀 더 유방암에 대한 지식이 많은 후배에게 바톤을 넘기고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2010년 ‘샤인’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유방암 극복과 투병기를 책으로 소개한 바 있는 김씨는 다른 한인 유방암 환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병을 알리고, 서포트 그룹도 더 활성화시키고, 책도 썼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인들에게는 암 발병이 큰 터부에요.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계급장을 달았다 생각하고 음지가 아닌 양지에 나와 자기의 병을 알리고, 같이 투병하는 환우들과 감정과 정보를 나누며, 아직 병에 걸리지 않은 다른 여성들에게 홍보하며, 당당하고 떳떳하게 도움을 주고받아야 해요”라고 강조한 그는 병을 터부시하는 것이 병 극복과 투병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가슴을 잘라낸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할리웃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예도 있듯이 속으로 움츠려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유방암을 함께 극복해 나가면 한인커뮤니티에도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인 유방암 환자 서포트 그룹 ‘샤인’에서는 10월 유방암의 달을 맞아 오는 8일 오후 2시 안상훈암 전문의와 헬렌 강 암수술 전문의를 초빙해 환자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굿사마리탄 병원 암 서비스 센터(Good Samaritan Hospital Cancer Services Center) 637 S. Lucas Ave. #602 LA, CA 90017, 문의(323)229-2725(캐서린 김)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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