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프 모임 30년… “한 번도 안 싸웠어요”

2015-09-3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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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창단 시니어 골프 모임 ‘마통회’

▶ ‘내기 없는 골프’ ‘피드백 시간’ 롱런 비결

골프 모임 30년… “한 번도 안 싸웠어요”

‘마통회’는 10명의 멤버와 가족들이 무려 30년간을 끈끈하게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마통회 회원들이 부부동반으로 자리를 함께 한 모습.

“30년 동안 꾸준히 골프모임을 이어온 비결은 바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죠”

한인 시니어 10명으로 이뤄진 골프모임 ‘마통회’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의 모임·회장 이의각)가 화제다. 올해로 30년째 골프모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통회는 지난 1985년 마서준 전미주 한인드라이클리너스 총연합회장을 주축으로 6명의 연세대학교동문과 세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시작돼 무려 30년 동안 한 번의 분쟁도 없이 골프모임을 유지하고있다.


마통회는 LA 카운티에서 발급 받은 시니어 멤버 카드를 이용해 매주 목요일 정오 사우스베이 지역 론데일에 위치한 ‘알론드라 골프장’에 모여 골프를 치며 화합을 다진다.

또 종종 10명의 멤버들이 부부동반으로 식사모임을 갖고 우애를 나누고 있으니 사실상 20명 가까운 회원들이 30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마통회 회원들에 따르면 매주 골프모임에서 공평하게 제비뽑기로 팀을 나눠 경기를 시작하고 경기에 따른 점수로 1등은 1달러, 2등은 2달러 순으로 이어나가 등수에 맞게 돈을 걷어 경기를 마친 후 시원한 맥주 한 잔을 하는데 쓴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PGA 규칙에 맞춰 경기를 진행하지만 재미를 위해 경기시작 전 한두 개의 규칙을 없애거나 추가하기도 한다는 게 회원들의 귀띔이다.

마통회 모임을 주도해 온 마서준씨는 “수십년이 지나도 다툼 없이 모임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내기없는 게임과 ‘나인틴홀’에 있다”고 말했다.

나인틴홀은 18홀의 1라운드를 끝내고 가는 곳이란 뜻으로 보통 골프 치는 사람들의 휴식장소를 말하는데, 마통회는 골프경기 후 저녁식사 자리를 ‘나인틴홀’이라고 부르고 있다. ‘나인틴홀’에서는 저녁식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자리에서는 그날 경기 내용 중 룰에 어긋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한 선수가 있으면 이를 지적해 주고 불만내용을 말하면 서로를 존중하고 문제점을 받아들인다고 한다.

이처럼 나인틴홀에서 식사를 하며 사회문제,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 1주일 동안 있었던 일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또 단순한 친목에 그치지 않고 청소 등 봉사를 통해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마통회 회원인 김대식 전 남가주세탁업회장은 “마통회는 단순히 건강을 위한 골프모임이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이 모여 담화를 나누고 보람 있는 일도 함께 하며 은퇴 후 삶을 윤택하게 하는 인생의 활력소”라고 말했다.


<배군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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