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컴맹 탈출

2015-09-1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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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나 김 / 전통요리 연구가

나는 컴맹이었다. 컴퓨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 온 후 사정이 달라졌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자니 정보가 필요했다. 주변 지인들을 통해선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다. 또 그렇게 얻은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그래서 컴퓨터를 마주했다. 인터넷은 내게 참 생소했다. 컴퓨터와 익숙하기 위해 밤을 설쳤다. 낯선 미국에서 낯선 인터넷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다.

이젠 물건 구입 방법과 저렴한 가격을 모두 인터넷에서 찾게 됐다. 콘서트홀 대관 등 대부분의 정보를 인터넷으로 해결한다. 미국의 음식 관련 정보를 얻는데도 인터넷은 큰 도움이 됐다. 오프라인에 수많은 소셜그룹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호기심에 음식 관련 모임에 몇 번 참석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고 비즈니스와 관련된 의견도 나누고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나의 미국 생활은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 사이 인터넷 환경은 스마트폰 시대로 빠르게 전환했다. 그 덕에 한국의 지인들과 SNS를 통해 다시 만나는 행운을 갖게 됐다. 가끔 “여기가 한국인가” 착각이 들 지경이다. 매일 200명이 넘는 친구와 지인들이 SNS로 한국의 소식을 전해 온다. 우스갯소리가 대부분이다. 귀찮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이 가벼운 소식이 생활의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한다.

이제 스마트폰이 없으면 소통에 문제가 생길 지경이니 컴맹이던 나에게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10년 정도 세월이 흐르면 우리의 일상은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습관처럼 매일 아침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내 모습을 보며 문득 10년 후 우리의 삶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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