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으로 본 성인에 필요한 백신】
#사례 1: LA에 거주하는 60대 김모씨는 얼마 전 심한 근육통과 몸살감기를 앓다 물집까지 생겨 급히 병원을 찾았다가 대상포진으로 진단을 받았다. 항바이러스 제제를 처방 받은 김씨는 주치의로부터 대상포진은 재발률이 높아 몸 상태가 다시 좋아지면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
#사례 2: 라팔마에 사는 정모 주부는 부엌일을 하다 칼에 깊게 베이는 상처를 입어 응급실에 갔다가 파상풍 주사까지 맞았다. 녹슨 물건에 다친 것도 아니었지만 의사는 혹시 모를 균 감염위험을 고려해 처방한 것이다.
성인이 맞는 백신하면 대개는 독감백신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의외로 성인들도 고려해 봐야 하는 백신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대상포진 백신과 폐렴 백신이다. 또 최근 파상풍 주사는 백일해까지 추가된 백신을 주로 놓는다. 차민영 내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대상포진 백신, 폐렴구균 백신, 파상풍 백신 등 성인 백신에 대한 궁금증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대상포진 백신은 꼭 맞아야 할까? 연령은 언제부터 맞게 되나?
한인들도 대상포진을 앓는 경우가 많다. 백신 연령은 60세부터 권고되지만 65세부터 메디케어의 커버를 받을 수 있다. 60~64세는 보험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현금을 내는 경우는 백신가격이 대략 250달러 정도다.
대상포진 백신의 이름은 조스터 백신(Zoster Vaccine)이며, 평생 한 번 맞으면 된다.
대상포진은 보통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65세 이하라도 당뇨가 심한 경우나 면역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백신이 고려된다.
▶대상포진 때문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은 어떤 질환인가?
수두와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같다. 한 번 수두에 걸렸었던 사람이 나중에 대상포진이 나타날 수 있는 것. 어릴 때 수두에 걸리면 증상이 다 나은 후에도 바이러스는 척추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컨디션이 나쁠 때, 혹은 면역성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으로 나타나게 된다. 대상포진에 걸렸을 때 치료를 제대로 안 하면 6개월에서 심하면 1년까지도 통증이 심하며, 발진이나 흉터가 생기기도 한다.
▶백신 효과는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나?
백신을 맞으면 한 달 후 예방효과가 나타난다. 예방효과는 약 70% 정도다. 그러나 백신을 맞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이 백신을 맞고 나면 대상포진에 걸려도 증상이 가볍게 나타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부작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특히 대상포진은 재발률이 높고, 한 번 걸리면 신경통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보험 커버를 받을 수 없어 그냥 돈을 내고 맞더라도 10배 가치가 있다고 본다.
▶어릴 때 수두에 안 걸렸다면 걱정 안 해도 되나?
수두에 걸리지 않았다면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혈액검사를 해보면 대개 90% 이상은 수두에 대한 항체가 나온다. 그 얘기는 약하게 지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릴 때 한 번 수두에 걸렸다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있다. 수두에 걸린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을 한 적이 없다면 18세까지는 소아과에서 수두 예방접종을, 성인으로 39세까지는 피검사에서 정말 항체가 없다면 대상포진이 아닌 수두 예방접종을 해서 근본 예방을 해야 한다.
▶대상포진인 줄 어떻게 알게 되나?
대상포진에 걸리면 근육통이나 몸살감기처럼 아프다가 4~10일 사이에 발진이 돋는다. 대개 의사들은 운동을 했거나 다치지도 않았는데 허리나 옆구리가 아프다고 환자가 찾아오면 대상포진이 나타날 수 있겠다고 미리 예상하고 그 단계에서 항바이러스 제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물론 발진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치료하기도 하지만, 이미 발진이 나타나면 늦다.
대상포진의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통증을 줄이고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치료제로는 조비락스(Acyclovir), 발트렉스(Valacyclovir), 팜비어(Famciclovir) 등이 있다. 물론 처방약을 복용해도 발진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는 약하게 나타난다.
▶폐렴 백신은?
쉽게 폐렴 백신이라고 하지만 정확히는 폐렴구균(pneumococcal vaccines)이다. 평생 한 번 맞는데, 5년 전까지만 해도 10년에 한 번 맞았다. 폐렴구균 백신을 맞으면 모든 폐렴균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폐렴, 기관지염, 충농증, 뇌막염 등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 폐학회에 따르면 폐렴과 독감은 공동으로 미국에서 사망원인 8위에 해당한다.
▶폐렴 백신은 성인의 어느 연령에 맞으면 되나?
역시 65세 이상이 권고되는 연령이다. 물론 그 이하 연령이어도 위험군은 만성 질환인 당뇨가 있거나, 드물지만 비장이 없는 경우, 의료진으로 일하는 경우에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한다. 백신의 효과는 80~90% 정도.
고령자는 독감에 걸리고 나서 폐렴에 잘 걸릴 수 있으므로 독감 예방접종 후 2~3주 후에 폐렴 백신을 놓는다.
▶폐렴 백신 부작용은 없나?
거의 없는 편이지만, 살아 있는 균이기 때문에 10% 정도는 주사를 맞은 부위에 봉화직염처럼 붉어지거나 열이 나거나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대개는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된다. 아주 심한 경우는 1% 정도로 빨갛게 부풀어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항생제를 처방하면 대개 금방 낫는다.
▶파상풍 백신은
파상풍 백신은 두 가지가 있는데, Tdap(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과 Td(파상풍과 디프테리아)이다.
청소년기에 백일해에 대한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한 번은 Tdap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Td(파상풍과 디프테리아) 추가접종을 10년에 한 번 한다. 최근까지 백일해의 유행 때문에 성인의 Tdap 접종 여부도 중요해졌다. 성인이 백일해에 걸리면 증상이 심하고 위험하다.
호흡할 때 산소가 폐로 들어오기 전에 바로 나가기 때문에 얼굴은 창백해지고, 기관지 경련으로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까지도 갈 수 있다. 또 합병증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백신을 통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간염 주사는?
미국에서 A형 간염은 극히 드물다. 또 피검사를 해보아도 대개 항체가 있다.
B형 간염은 가족 중에 B형 간염 보균자가 있고, 혈액검사에서 항체가 없다면 의사와 상담해서 예방접종을 하게 된다. 의사나 간호사, 치과의사, 치위생사 등 의료 계통에 종사하는 경우는 위험군에 속해 대부분 예방접종을 하는 편이다.
C형 간염 백신은 없지만 완치제가 있다. 다만 고가의 비용이 든다.
▶자궁 백신(HPVvaccine)의 연령은 19~26세다. 그 이후 연령의 여성들은 어떤가?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HPV 백신은 성인은 19~26세가 권고 연령이기는 하지만, 환자가 요구하는 경우 그 이후 나이라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 백신을 놓기도 한다.
사실 30~40대 여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딱히 명시된 것이 없다. 성 경험 전 HPV 백신을 맞게 되면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이 90% 정도이나 성경험 후에는 효과가 30% 정도뿐이다.
▶그 외 한인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내용은
이미 독감 백신에 대한 중요성은 많이 알고들 있다. 달걀 앨러지가 없는 경우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다 맞을 것을 권고한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