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길의 노래김초혜

2015-09-1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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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노래김초혜

김승윤 ‘마음을 닦아가는 과정’

갈 곳이 정해진
여행은
놀이에 불과하리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방황하는 길에서

갈 수 있는 길이
이 길 밖에 없을 때


가지 않을 길인데
가야하는 길일 때

그때 길은 시작되리라


/ 김초혜 (1943- ) ‘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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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길은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예정된 여행길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간 인생길, 닳고 닳은 그 길조차, 개개인에게는 단 한 번의 낯선 길이었던 것이다. 운명인가 의무인가, 한 발짝 나아갈 수조차 없을 때 새 길은 시작되고 생의 신비 또한 시작 된다. 신비란 소란스런 것이 아니라 그저 낮고 환한 깨달음이니, 가고 싶지도 않고 갈 수도 없는, 길도 아닌 길을 걸어 길을 만들 때, 어찌 고단하게 눈뜨는 생명의 신비를 느끼지 않으리.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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