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세상을 세탁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 윌리엄 스티저
2015-09-03 (목) 12:00:00
‘데스밸리의 일몰’ 조이스 리
지난밤에 나는
하늘에서 부드러운 비를 내려
신이 이 세상을 세탁하고 있음을 보았다
그리고 아침이 왔을 때
신이 이 세상을 햇볕에 내걸어
말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모든 풀줄기 하나
모든 떨고 있는 나무들을 씻어 놓으셨다
산에도 비를 뿌리고
물결 이는 바다에도 비질을 하셨다
지난밤에 나는
신이 이 세상을 세탁하고 있음을 보았다
아, 신이 저 늙은 자작나무의 깨끗한 밑둥처럼
내 혼의 오점도
씻어 주지 않으려는지
/ 윌리엄 스티저 ‘신이 세상을 세탁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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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후의 아침 정경이 풋풋한 빨래냄새처럼 다가온다. 신이 열심히 빨래하여 세상을 씻어주었다는 생각은 동심처럼 순수하고 재미있지 않은가. 친절한 신께서는 밤새 비를 뿌려 열심히 세상을 세탁하시고, 아침 햇살에 구석구석까지 온 세상을 펴서 말리고 계신 것이다. 이처럼 깨끗한 정경은 우리로 하여 얼룩진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그리고 저 빛나는 세상처럼 티 없이 환한 영혼을 다시 한 번 꿈꾸어보게 하는 것이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