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회 등 교회조직은 ‘사역’ 중심 운영돼야

2015-08-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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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렷한 의욕·목표 없이 시간만 때우기는 곤란

▶ 교회의 사명 실천보다 돈·사람 우선시도 잘못

당회 등 교회조직은 ‘사역’ 중심 운영돼야

당회를 비롯해 교회의 각종 조직은 사역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한국의 대형교회 당회 모습.

■각종 위원회가 범하기 쉬운 문제점 5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지속적으로 증거해야 한다. 말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포기와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스도인이 불편과 어려움을 참지 못하면 교회의 앞날은 없다. 본질을 회복하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할 때 기독교는 부활의 날개를 얻을 것이다.

교회의 많은 조직도 마찬가지다. 당회나 운영위원회를 비롯해 교육, 선교, 구제, 봉사, 교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크고 작은 조직들이 교회를 운영하며 지탱한다. 이 밖에도 특정 사안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해 특별위원회 등의 단기조직이 결성되기도 한다. 과연 이런 모임들이 교회를 교회답게 이루어 가는데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까?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리소스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17일 교회의 각종 위원회나 조직이 범하기 쉬운 다섯 가지 문제점을 열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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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심각한 실수는 당회이든, 위원회이든, 원래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엉뚱한 일에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이다. 레이너 목사는 자신의 섬겼던 한 교회의 당회는 매달 정기적인 회의를 가졌는데 도무지 끝날 줄을 몰랐다고 회고했다. 교회가 벌이는 각종 사역을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지원하는 게 당회의 역할이었지만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시간과 공간만 낭비하는 정기 모임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모이는 모임도 많다고 레이너 목사는 지적했다. 제대로 하는 일도 없고, 의욕과 목표도 없으면서 모임을 위한 모임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어떤 조직은 종종 올바른 통제력을 상실한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재정이나 인력을 다루는 일에서 엉뚱한 방향에 무게를 실어 결과적으로 사역을 망치게 된다. 여기에 적절치 못한 사람들이 돈과 사람을 다루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 문제는 배가되게 마련이다.

교회의 어떤 조직이든 본연의 목적과 유용성을 벗어나게 될 수도 있다. 문제는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없애기가 아주 어렵다는 점이다. 교회에서 조직을 해체하는 것보다는 공기총으로 코끼리를 잡는 게 더 쉬울 정도다. 감정적인 이슈까지 확산된다. “늘 이런 식으로 해 왔는데 뭐가 문제라는 거지?” 개혁이고 변화이고 끼어들 틈이 없다.

레이너 목사는 최근 어떤 교회에서 사역을 했는데 그곳에는 17개의 갖가지 사역위원회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 가운데 실제로 필요한 위원회는 3개뿐 이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문제점은 불필요한 조직과 회의가 사역을 밀어내고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나 당회의 회의에서 보내는 일분일초가 사역을 하는데 쓰여야 한다. 하지만 많은 교회에서 회의에 시간을 보내느라 정작 사역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교회의 리더들은 모든 조직과 위원회를 점검하고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런 조직이 정말 필요한가?’ ‘일정기간만 특별 팀으로 꾸려가는 게 낫지 않을까?’ ‘모든 회의가 진짜 필요해서 열리는 것일까?’ ‘만약 아무런 사전계획도 없이 시작한다면 우리 조직은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헬시 미니스트리 리소스(HMR)는 이와 관련해 교회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HMR은 많은 교회의 당회가 아직도 1950년대 회사 이사회처럼 운영되고 있다면서 사역의 성공 가능성이나 비용 규모를 가지고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가와 보류’가 기본적인 운영방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역이나 프로그램을 논의할 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먼저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회의 사명, 비전, 목적을 전진시킬 수 있는가’ ‘신앙 안에서 새로운 제자를 만들고 사람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가’ ‘목표를 달성할 사역 팀을 구성할 수 있는가’.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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