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전거 도둑

2015-07-18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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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아영 / 데이비스

험난한 한 주였다.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를 보러 공원에 갔다 온 것을 마지막으로 나의 소중한 세발자전거와 이별을 했다. 사건을 인지한 것은 화요일. 분명 저쪽 바이크랙에 세워 놓은 것 같은데 눈에 확 띄는 내 세발자전거가 보이지 않았다.

반대쪽인가 싶어 되돌아가 보았지만 어라, 여기도 없다. 두 개의 바이크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발견한 것은 U-lock과 함께 덩그러니 남아 있는 분해된 앞바퀴. 자세히 보니 같은 거치대에 앞바퀴만 세 개가 묶여있다. 그러니까 세 대의 자전거가 도난당한 셈이다.

두발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나를 위해 남편이 온라인에서 구입한 후 반나절을 투자해 직접 조립해 준 사랑과 정성이 담긴 자전거였는데. 운전면허도 없던 시절 나의 유일한 이동 수단이 되어 온갖 추억을 함께 했던 녀석이었다.


아파트 오피스에서 경찰에 연락을 했고, 며칠 후 경찰이 직접 방문했지만 아마 찾기 쉽지 않을 거라는 어느 정도 예상된 답변 밖에 들을 수 없었다. 낮은 언덕조차 없는 이 작은 동네에서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흔한 이동 수단이다. 소식을 들은 나의 친구들은 자전거를 도둑 맞아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아직 데이비스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며 나를 위로했지만 좀처럼 속상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법정 스님의 말씀을 되뇌어 본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얽혀 있다는 뜻이다.” 아,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 세발자전거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는 것을 받아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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