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장하는 교회 이런 갈등 꼭 있다

2015-07-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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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교회 이런 갈등 꼭 있다

성장이 빠를수록 목회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한국의 한 교회에서 열린 집회 장면.

[목회자 유의사항 6]

교회에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한 이후 성도가 불어나고 영적 부흥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 교회가 소망하지만 오늘날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교인들이 증가한다고 마냥 기뻐할 일도 아니다. 교회의 멤버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 만큼이나 새로운 갈등과 문제도 증가한다는 이야기다.


① 기존 교인들 변화에 거부감
② 기득권 ‘파워그룹’ 위협 느껴
③ 부목사 등 스태프 반발
④ “새 교인 헌금 적다” 불만
⑤ 공간 사용 둘러싸고 티격
⑥ 교회 외부의 질투와 시기



크리스천 라이프웨이 리소스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6일 ‘성장하는 교회의 지도자가 주의해야 할 여섯 가지 사항’을 발표했다. 특히 기존의 교회에 목사가 새롭게 부임한 이전과 이후에 교회를 등록한 성도를 비교하면서 담임목사가 경계하고 대처해야 할 요소를 정리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은 기존의 교회에 신임 목사가 온 상황뿐만 아니라 개척교회나 동일한 목사의 인도로 교회가 급성장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교회에 몸담은 순서와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파생하는 문제들은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새 담임목사가 부임한 이후에 교회가 성장하고 새로운 교인들이 늘어나면 초기에는 모두가 환영한다. 문제는 이전부터 교회를 다니던 교인 규모에 새로 들어온 교인들의 숫자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면서 발생한다. 일방적으로 기울었던 저울이 팽팽한 균형을 찾으면서 긴장감이 유발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의 목회자가 유의해야 할 첫 번째 사항은 성도 가운데 두려움과 불편함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어느 교회에 부임한 목사는 교인이 늘어나면서 자신을 교회로 부른 청빙위원장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기도 했다. 교회는 커져가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청빙위원장의 반응은 “교회가 성장하길 바라긴 했지만 이렇게 많은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다”는 것이었다. 청빙위원장이 언급한 ‘문제’라는 건 사실 ‘변화’였을 뿐이었다.

두 번째는 기존의 ‘파워 그룹’이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교회 안에는 비공식적이지만 기득권을 가진 ‘파워 그룹’이 있게 마련이다. 이들은 저울의 방향이 기울어 간다고 느낀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반이 흔들린다고 생각하고 잘못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세 번째로 부목사나 전도사, 평신도 리더 등 스태프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 교회가 성장하고 변화하면서 교회 스태프도 변화해야 하고 새로운 것들을 배워야 한다. 따라서 역할이 바뀌고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을 거부하는 스태프도 나온다. 행정목사가 스태프를 이끌고 ‘쿠데타’를 이끈 케이스도 있다. 나중에 성도가 다시 줄어들고 교회 규모가 축소되자 행정목사는 “훨씬 편안함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네 번째로 교인 일인당 헌금 평균이 줄어드는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새로운 교인이 기존의 성도보다 적게 헌금하는 건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 더구나 새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사람은 헌금의 성경적 청지기 원리를 배우지 못한 상태다. 또 젊은 가정은 기존의 교인들보다 수입 자체가 적을 수 있다. 이때쯤 되면 기존 교인들 사이에서 “새로 온 사람들이 헌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다음으로는 교회의 공간이 부족해지고 이런 저런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중서부에 위치한 한 교회는 교인이 늘어나면서 성경공부 교실이 부족해지자 시니어 클래스를 작은 방으로 옮겼다. 이들 시니어 교인은 50명이 사용할 수 있는 방을 쓰고 있었지만 아홉명에 불과했다. 교실을 옮기자 즉각 “우리가 이 교회의 전기와 수도 값을 내고 있다”는 항의가 터졌다.

마지막은 교회 외부에서 날아오는 질투와 시기다. 같은 커뮤니티에 자리 잡은 다른 교회와 교인들이 성장하는 교회를 놓고 부적절한 발언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심지어 신학이나 사역의 동기, 목사와 장로들의 윤리적 부분까지 문제화시키려 들기도 한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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