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느새 환갑이라니

2015-06-0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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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희 / 회계사

“정말 무서운 건 세월입니다.”

구순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석학 김동길 박사의 고백이다. 그분은 강연 도중 늘 아름다운 시를 낭송하는 문학소년 같은 분이셨다. 세월의 뒤안길에서 그분이 묻는다. “세월 앞에 힘 센 사람이 누구입니까?”

남편이 60세가 되었다. 환갑이 된 것이다. 본인도 놀라 묻는다.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남편은 역사학자가 되기 위해 유학을 왔다. 고국에 돌아가서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길 원해서 유학왔던 청년이 미국에 살고 있던 나를 만나 결혼을 하고 이민자가 되어 환갑을 맞이한 것이다. 남편은 늘 고국을 그리워하고 미국에 낯설어 하면서 살아온 지 33년이다.

30년을 같이 살아온 인생의 반려자로서 남편의 환갑을 축하하며 같이 지난날을 되새겨 보았다. 정확히 10년 전 봄, 남편은 50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간암 판정을 받았다. 단숨에 달려온 지난 10년, 덤으로 살아온 세월이었다. 수술도 없이 치유해주신 창조주께 우리가 드릴 열매가 있는지 생각해본다. “모든 게 은혜이고 감사였다”고 남편은 고백한다.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하고 닮아가는 60세의 나이. 정원에 피어있는 붉은 장미 꺾어 그대 앞에 드리며 은발의 찬란한 영광을 노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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