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유학생 러시시대

2015-06-0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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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언론 보도에서 하루라도 빠지지 않는 단어가 ‘China‘다. 하기는 ‘Made in China’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니 당연지사란 생각도 든다. 미국의 대학가 사정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미국의 대학이 중국 학생에 중독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미국 유학 외국인 학생 수가 급증하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 보고에 따르면 미국 대학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학생 숫자는 사상 최대인 113만2,587명(2월말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 2010년보다는 50%, 10년 전인 2005년보다는 거의 85% 늘어난 수치다.

무엇이 이 같은 유학생 수 급증을 가져왔나. 중국에서 불고 있는 미국유학 러시 때문이다. 미국 유학은 성공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때문에 너도 나도 몰려드는 게 중국 학생들로, 그 숫자는 33만 여명, 전체 유학생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의 중국 유학생은 대학원과정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허름한 아파트나, 차고를 빌려 여러 명이 합숙하면서 묵묵히 공부에만 전념하던 게 중국 유학생의 전형적 모습이었다.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시진핑 주석의 딸을 비롯한 권력층이나 부유층 자제가 대부분이고 조기유학도 예사다. 그러니 돈 씀씀이가 만만치 않은 것이 요즘의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이다.

그 점에 착안, 중국 유학생들의 행사에 고급 브랜드만 취급하는 백화점 등이 스폰서로 나서고 있다. 블루밍데일즈 백화점이 시카고에서 중국학생들을 위한 패션쇼를 연 것이 그 한 케이스다.

‘돈 씀씀이가 만만치 않은 중국 학생들’에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대학들이다.

미국 대학들의 재정상태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 미 본토 학생에 비해 세배에 이르는 학비도 마다하지 않고 줄서 있다. 그 중국학생들을 미국 대학들은 경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유학생들이 지난 한 해에만 미국에 쏟아 부은 돈은 220여억 달러에 이른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의 계산이다.

‘중국 유학생의 미 캠퍼스 점령사태’ -이는 그러나 만만치 않은 부작용도 불러오고 있다. 컨닝이 횡행한다. 대리로 논문을 써준다. 이런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유학생의 80%이상이 중국학생으로, 2013-2014 학사연도에만 8,000여명의 중국 유학생이 미 캠퍼스에서 쫓겨났다.


“외국인 유학생 수 급증과 함께 미국인 부모들 간에는 우수한 미국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 기회가 줄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어지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그 피해가 아시아계 학생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계 학생의 명문대 진학률은 2009년 정점에 오른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아시아계 학생의 SAT 점수는 여전히 가장 높다. 학교 성적도 우수하다. 그런데 왜? 같은 기간 동안 중국 유학생 수가 급증했다. 하버드의 경우 그 기간 동안 196명에서 686명으로 크게 늘었다.

다른 말이 아니다. 성적이 우수한 아시아계 미국 학생보다 비싼 학비를 내는 중국 유학생을 미국의 명문대학들은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아시아계 미국 학생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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