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짧은 노래

2015-05-23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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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 버지니아

나이가 들어 갈수록 하늘을 쳐다보는 시간들 보다는 땅을 내려다보는 시간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시간들 보다는 뒤를 되돌아보는 시간들이, 남의 삶을 훔쳐보는 시간들 보다는 나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들이 점점 늘어 간다.

솔직히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인생은 짧다. 그러나 나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길다” 하며 우쭐거렸던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런 자신감도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력하기만 했다. 이제는 “인생은 길다. 그러나 나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짧다” 하며 스스로 꼬리를 내리기로 했다.

나도 누구나처럼 젊은 시절에는 자나 깨나 ‘성공’이라는 단어를 머리에 이고 살았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욕구는 결국 나의 자유와 행복을 가로막는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그 후 나는 삶에 대한 관심을 ‘성공’에서 ‘행복’으로 180도 바꾸기로 했다.


성공에 반드시 도착해야 할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면 행복에는 일정한 목적지가 없다. 굳이 목적지를 따지자면 순간순간의 삶, 그 과정 자체가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운을 잃은 한 마리의 개똥지빠귀를 둥지에 데려다 줄 수 있다면 나는 헛되이 산 것이 아니리라”고 한 디킨스의 말은 얼마나 귀한 위로의 말인가. “한 가슴에 난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다면 난 헛되이 산 것이 아니리라”는 말은 그보단 좀 더 부담이 가는 일 일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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