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 그대로 울창한 소나무의 아름다움 잘 간직

2015-05-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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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ston Peak & Ridge]

기록된 역사상으로 LA 지역의 최대 화재라면 2009년의 ‘Station Fire’가 꼽힌다.

Angeles Crest Highway의 Milemarker 36지점의 Ranger Station 부근에서 25세 젊은이의 방화로 그해 8월26일에 시작된 산불인데 LA를 북동쪽에서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960평방마일의 샌개브리엘 산맥의 약 26%에 달하는 252평방마일(약 2억평)의 방대한 지역의 산림을 50여일간에 걸쳐 초토화시킨 후 10월16일 그날 내린 비에 힘입어 겨우 진화되었다는 초대형 산불이었다.


이 산불의 동쪽 한계선은 Twin Peaks의 서쪽 줄기, Mt. Waterman의 서쪽 기슭에까지 미치고 있는데, 다행히 바로 그 북쪽 인근인 Cloudburst Summit, Winston Peak & Ridge는 가까스로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해발고도가 높고 따라서 침엽수림이 울창한 동쪽의 고산지대는 이 산불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Winston Peak은 그런 의미에서 산불이 닿지 않은 경계선이 되는 셈이라,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송림의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등산의 시작점인 Cloudburst Summit 자체의 고도가 이미 7,018’(2,140m)로 남한의 최고봉인 한라산 정상 (2,150m)의 높이가 되고 보니, 등산의 주무대가 본격적인 침엽수림의 청정지역임을 짐작할 수 있다.

Winston Peak의 정상까지는 편도 0.7마일 정도의 짧은 거리이고 순등반고도도 약 500’에 불과한 아주 쉬운 코스이다. 그러므로 대개는 Winston Peak (7502’)에 오른 후에 북동쪽 줄기를 타고 뒷쪽으로 내려가서 이어지는 또 하나의 봉우리(6903’)에 오른 다음, 그곳에서 서쪽으로 휘어지며 2마일쯤 더 길게 이어지는 Winston Ridge에 올라가서 산행을 한 다음에 등산 시작점으로 돌아 나오는 코스가 추천된다. 이 경우에는 왕복 약 6~7마일 내외에 순등반고도는 1,500’ 정도가 되는데 대략 5~6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Winston Ridge를 따라 서쪽으로 깊이 들어가며 답산을 해 봄으로써 아름다운 송림과 전망이 있는 행복한 산행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 발길이 잘 닫지 않는 이 지역의 주변산세를 입체적으로 잘 이해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 매우 유익한 산행이기도 하다.

Winston이란 이름의 유래는, 1900년에 Pasadena의 L.C.Lid Winston이라는 은행가가 이곳으로 사냥을 나왔다가, 몰아친 눈보라에 갇혀 동사했던 사건에서 비롯되어졌다고 한다. 지금처럼 도로나 자동차가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그 당시에는 이곳이 아주 멀고도 훨씬 깊은 산악지역이었을 것이겠다.


■ 산행 코스

북쪽의 차량통제 게이트를 바라보고 섰을 때 세 갈래의 길을 볼 수있다. 가운데로 있는 게이트를 통과하여 이어져 나가는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면 종국엔 Cooper Canyon Camp에 닿게 된다. 오른쪽으로 갈라져 내려가는 작은 길은 PCT인데 이길도 결국엔 Cooper Canyon Camp에 이어진다. 우리는 북서쪽(왼쪽)의 산줄기 위로 올라가게 되는 발자취를 따라간다.


약간 서쪽으로 나아가는 등산로는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하며 기품있게 잘 자란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솟아있는 바위들과 어우러져, 정갈하고 멋진 분위기를 자아내는 숲속으로 나아가다가 나중에는 북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대략 20여분이면 정상부에 이른다.

북쪽으로 가장 가까이에 보이는 봉우리가 이 Winston Peak과 Winston Ridge를 이어주는 고도 6,903’의 산이다. 그 봉우리를 향해 내려가는데, 경사가 급한 곳을 피해 약간 오른쪽의 안전한 비탈면을 따라간다.

이윽고 Wiston Peak과 6,903’ Peak의 남쪽 Saddle에 이르게 되는데 길이 좌우로 갈라진다. 오른쪽 길은 Cooper Canyon Camp 로 이어지는 길이므로 우리는 왼쪽 길을 택하여 6,903’ Peak의 서쪽 비탈을 횡단하며 뻗어가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곧 6,903’ Peak과 Winston Ridge의 Saddle에 이르게 된다.

Winston Ridge는 6,903’ Peak에서 거의 직각으로 서쪽으로 꺾어진 후 거의 반듯하게 뻗어 나간다. 최고점의 고도가 7,003’으로 6,903’ Peak의 정상과 거의 대등한 높이가 되는데 정상등록부는 큰 소나무가 등산로를 가로지르며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곳에서 약 50m를 더 가서 있는 오른쪽의 바위들 틈에 놓여 있으니 기암노송간을 거닐며 답산에 즈음한 소감 한마디를 사양치 말고 적어 볼일이다.

시간이나 체력의 여유가 있으면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을 따라 1마일쯤 더 걸어 나가보는 것도 좋겠다. 능선의 끝부분은 Station Fire의 마지막 불길에 그을린 상흔을 뚜렷이 볼 수 있는데 이쯤에서는 오른쪽으로 Mojave 사막에 잦아들어가는 건조한 Pleasant View Ridge의 서쪽 끝부분을 볼 수 있고 정면으로는 Bare Mountain, 그 왼쪽으로는 끝이 다소 뾰쪽해 보이는 Mt. Pacifico의모습이 가깝다.


# 가는 길

I-210에서 La Canada의 Angeles Crest Highway (SR-2)의 출구로 나와 북동쪽으로 33마일을 달리면 왼쪽에 ‘Cloudburst Summit 7018’ 라고 표시된 큰 표지판이 나온다. 길 왼쪽에 충분한 주차공간이 있고 차량통제 게이트가 있다. 이곳에 주차한다.

<재미한인산악회 -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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