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이 사과를 못하는 이유

2015-04-2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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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자구 / 뉴욕

일본은 경제적으로는 세계 셋째 대국이요, 군사력도 대국의 반열에 서 있다. 중국이 ‘일본열도’에 상륙한다 해도 물리칠 수 있을 정도의 군사력이라고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는 인색하다.

일본 국민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일본인들 대다수는 어릴 적부터 자기 속마음을 드러내지 말라고 교육받는다. 그러니 자신들의 감정과 느낌이 행동의 주인이 아니다. 습관(문화)이 그들의 주인이다. 이런 배경 탓에 일본사회는 ‘시민사회’가 아니라 ‘신민’ 혹은 ‘제국 국민 사회’가 돼버린다.

많은 일본인들은 정의보다는 자기를 보호해 주고 이익을 지켜주는 집단이나 회사, 나아가 국가에 충성을 다한다. 이런 충성에는 맹목적인 면이 많다. 맹목적성은 종종 비이성과 폭력성의 근원이 된다.


일본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의 초라했던 그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제국주의로 회귀하고 싶다는 쉽게 유혹에 빠지게 된다. 원자폭탄의 위력 앞에서 크게 ‘혼비백산’ 했으면서도 말이다. 초라한 과거에 대한 보상심리이다.

일본은 서양의 기계물질 문명을 이웃나라들 보다 먼저 받아들인 결과 군사력, 경제력은 성취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 도취되어 자기를 잃어버리고 ‘허상’의 포로가 되었다. 이웃국가들과 세계인들이 건네는 “보편타당성을 되찾으라”는 조언이 자신들을 위한 것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역사 왜곡이라는 현실도피에 온 힘을 허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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