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 / 김정수
2015-04-07 (화) 12:00:00
금방 읽어 좋은 짧은 시
한눈에 다 들어온다.
잠시 눈을 감으면
미처 들어오지 못한 여운까지
오래오래 가슴에 머문다.
그런 날
종이에 손을 베인다.
/ 김정수(1963- ) ‘첫 사랑’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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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의 마술은 ‘아무 것도 아님’에 있을 것 같다. 금방 읽어 좋은 시처럼 가슴에 닿으면 순식간에 온 몸을 점령하는 첫 사랑의 마술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말해지지 않는 데 있을 것 같다. 아무 것도 아닐 만큼 아주 멀어져 간 옛 사랑, 너무 멀어져 이제는 사랑도 아닌 사랑. 그 사랑이 문득 짧고, 깊고, 날카로운 그리움의 상처를 낼 때, 우리는 안다, 잊혀졌기에 잊을 수 없는 부재의 마술을.
<임혜신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