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설익은 민족주의

2015-03-3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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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길홍 / 목사·시인

최근 주한 미 대사를 덮친 김기종씨의 엉뚱한 행동을 보며 생각해 본다. 본인의 행동이 나라 사랑에서 기인했다고 한다면 우리는 더욱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인간은 크게 세 가지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먼저, 자기 사랑이다. 자기 사랑 속에서만 자기 가치가 일어나 인격과 윤리 그리고 철학이 형성된다. 두 번째, 이웃사랑이다. 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큰 계명, 하나님의 지상 명령이다. 우리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요건이기도 하다.

사회학자 마틴 부버는 이 관계를 ‘나와 너’로 요약하여 3인칭인 ‘그것’이 아닌 너로 표현한다. 그 관계가 안 되면 인격관계가 아니고 하나의 수단 즉 이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나라와 세계 사랑이다. 우리는 나라라고 하는 하나의 군집 속에 살고 있고 세계라는 한 지구촌에 몸을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나라와 세계를 사랑해야 한다.

위의 세 가지 전제 속에 김기종 씨 사건을 보자. 그는 폭력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 했다. 폭력은 분노에서 발산하며 큰 일을 할 수 없다. 미국의 대표적 흑인 인권운동가 가운데 두 지도자가 있었다. 하나는 모슬렘을 대표하는 말콤 X다. 흑인의 분노를 ‘이는 이로 칼은 칼’로 대항해야 한다고 선동했다. 또 한 사람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간디의 무저항 그리고 예수의 사랑으로 대처했다. 역사적으로 킹이 바른 길을 선택 했다고 보고 있다.

김기종 씨는 위의 세 가지 사랑을 버리고 칼을 휘둘러 댄 것이다. 그 행위는 종북이 아니어도 문제가 많다. 독일의 히틀러나 일본의 아베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설익은 민족주의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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