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태평양이 부럽지 않은 섬과 바다

2015-03-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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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①

[태국 ①]


⊙태국은 바다다.

대도시의 휘황한 불빛이 유혹하고 각양각색 음식이 미각과 후각을 아무리 자극해도 역시 가장 매혹적인 것은 바다다. 그 깨끗하고 투명한 바다를 대하면 먹물 같던 온갖 시름도 희석돼 사라지고 만다.


태국의 드넓은 바다 중에서도 으뜸은 동쪽 바다다. 우리에게 낯선 그곳은 푸껫이나 파타야보다 맑고 평화롭고 고요하다. 하늘빛을 담뿍 받은 바다 속을 들여다보면 총천연색 열대어들이 평온하게 노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꼬사멧(Ko Samet)은 방콕에서 남동쪽으로 약 180㎞ 떨어져 있는 라용(Rayong) 지방의 섬이다. 육지에서 불과 6.5㎞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섬으로 지도에서 보면 머리가 뭉뚝한 커다란 못이나 남미 대륙을 조그맣게 축소한 듯한 모습이다.

길이 약 7㎞, 너비 약 4㎞, 면적 13.1㎢의 크지 않은 섬이지만 태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아든다. 방콕에서 3시간, 파타야에서는 2시간이면 닿고, 육지에서 배를타면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푸껫이나 파타야, 꼬사무이처럼 사람으로 엄청나게 북적이지는 않는다. 가깝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여행자를 꼬사멧으로 끌어들이는 까닭은 숨이 막힐 듯 빽빽한 열대우림과 눈부시게 하얀 해변, 맑고 투명한 바다다.

특히 이 곳 모래는 한 줌 들어 올리면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로 곱고 부드럽다.


⊙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해변

코사멧은 남북 길이가 약 7㎞에 불과하지만 북쪽과 동쪽에 크고 작은 해변 11개를 품고 있다. 서쪽에는 쁘라오(Phrao) 해변이 유일하다. 가장 대표적인 해변은 섬 북동쪽에 위치한 싸이깨우(Sai Kaew) 해변이다.

‘보석모래’라는 뜻을 가진 해변으로 맨발로 거닐면 밀가루를 뿌려놓은듯한 부드러운 촉감이 발가락 틈새를 파고든다.


해변을 따라서는 방갈로 스타일의 소박한 숙소와 싱싱한 해산물을 내는 식당이 늘어서 있다. 여행자들은 해변에서 한가롭게 산책을 하고, 식당에서 시원한 맥주나 음료를 들이켜며 여유를 즐긴다. 바다에는 수영과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싸이깨우 해변은 섬의 중심 해변답게 번화하고 낮부터 밤까지 사람으로 북적인다. 하지만 다른 해변은 대부분 조용하고 한적하다. 특히 서쪽에 유일하게 있어 다른 해변과 격리된 듯한 쁘라오 해변이 가장 고요하다. 리조트 투숙객만 이용하는 전용 해변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파라솔 아래 선베드에 누워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낮잠을 즐기거나 독서삼매경에 빠지기 좋은 곳이다.


⊙ 황홀한 바다 속 감상하는 투어

태국 바다여행에서는 인근 섬을 돌아보고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 낚시를 즐기는 호핑 투어를 빼놓을 수 없다. 꼬사멧과 주변 지역 바다는 198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만큼 바닷물이 깨끗하다는 얘기다. 꼬사멧에서는 동쪽으로 6㎞ 떨어진 꼬꾸디, 다시 6㎞를 더 가면 나타나는 꼬딸루(Ko Thalu) 등으로 일일 호핑 투어를 떠날 수 있다.

꼬딸루까지는 스피드보트로 20분정도면 도착한다. 새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질주하는 보트 바깥으로 눈길을 돌리면 시리게 푸른 바다에 떠 있는 이름 모를 섬들이 지나가고, 작은 파도에도 출렁대는 조그만 보트에서 물고기를 낚는 현지인을 볼 수 있다. 딸루는 ‘구멍’이란 의미로, 수려한 풍경을 간직한 섬의 한쪽에는 해식동굴이 있다. 이곳에서는 스노클링을 하며 동굴을 지나는 경험을 할수 있다. 동굴에서 물속을 들여다보며 열대어들과 헤엄치면 다큐멘터리에서나 보았던 깊은 바다 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꼬꾸디 인근바다 속은 물고기가 훨씬 많고 산호도 있다. 바다 속에서 빵조각을 들고있으면 각양각색 열대어가 에워싸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싸이깨우 해변에서 즐기는 밤의 여흥호핑 투어, 해양 스포츠, 해변에서의 나른한 휴식 등으로 낮시간을 보낸 여행자들은 해질 무렵이 되면 싸이깨우 해변으로 모여든다. 저마다 다른 분위기의 식당들이 알록달록한 조명을 켜고 모래사장에 테이블과 방석을 놓으며 손님을 받기 때문이다.

좀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바닷가와 가까운 곳의 테이블에 앉는 것이 좋다. 또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흥겨운 라이브 무대를 감상할 수도 있다.


⊙ 싸이깨우 해변에서의 불 쇼

꼬사멧 싸이깨우 해변에서는 매일 밤 화려한 불 쇼가 펼쳐진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사위가 어두워지면 하늘에는 별들이 초롱초롱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식사를 마칠 때가 되면 해변은 축제 분위기가 된다.

몇몇 식당에서 불쇼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불붙은 막대가 주변을 환하게 밝히며 휘돌고 공중으로 던져지면 여행객의 입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불쇼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은 쉽게 해변을 떠나지 못한다. 연인, 가족, 친구들이 해변을 거닐고, 어떤이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담은 등을 하늘에 둥실둥실 날려 보낸다.


⊙ 르 비만 코티지 리조트 꼬사멧

꼬사멧에는 르 비만 코티지 리조트 꼬사멧, 싸이깨우 비치 리조트, 파라디 리조트 등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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